다시 뜨는 원전..美 에너지장관 "전세계 수요 1312조원"

방성훈 2022. 8. 4. 15: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전 '제2 전성기'..기후변화 대응·脫탄소 시급성에 재부각
美 "첨단 원전에 대한 글로벌 수요, 1조달러 이를 것"
美, 원전 수명 연장으로 정책 전환..SMR 연구·개발 몰두
UAE·베트남·아프리카도 관심↑..안전 문제는 여전한 난제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가 1조달러(약 131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속한 기후변화 대응 및 탈(脫)탄소를 위해서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는 영향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사진=AFP)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그랜홈 장관은 이날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회의 부대행사로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미 에너지부는 고급 원자로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쩍으로 약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엔 원자로 건설 작업과 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지원을 포함된다”고 말했다.

원전 산업은 과거 1979년 미 펜실베니아주 스리마일섬,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등 잇단 대규모 사고 이후 침체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탈탄소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원전이 핵심 대안으로 재부각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서 원자력 발전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자주 언급될 뿐더러 매우 환영받고 있다. 급속도로 인식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원전 수명을 늘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 에너지부는 지난 5월 초 60억달러(약 7조 86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제도를 운용하기로 했다. 연구소와 민간기업 등도 ‘건설 비용은 저렴하되 폐기물이 적게 발생하는’ 효율적인 원자로 연구·개발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그랜홈 장관은 “원전은 미국 기저부하 전력의 20%, 탄소배출이 없는 전력의 50%를 차지한다”며 “첨단 원자력 에너지를 확산하는 것이 우리(미국)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베트남, 아프리카 국가들도 원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UAE는 현재 3기의 가동 원전과 1기의 가동 예정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은 올해 3월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를 포함한 에너지 계획 초안을 공개했다. 하 킴 응옥 베트남 외교부 차관은 “원전은 생산하는 에너지 양에 비해 차지하는 공간이 적다. 상대적으로 토지가 부족한 베트남과 같은 국가에겐 매력적인 옵션”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선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원전 2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CNBC는 설명했다. 케냐 공화국은 주요 핵 보유국 및 국제기관 등에 지도를 요청한 상태다. 케냐 원자력 에너지청의 콜린스 주마 대표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는 전력망이 매우 작다. 고급 원자로 설계, 특히 SMR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선진국으로부터) 무언가를 카피할 때 최고의 것을 카피하지 최악의 것을 복사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원전 건설은 비용이 많이 들고, 기간도 짧지 않다. 베트남은 2006년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나 건설 비용 문제로 2016년 이를 보류한 바 있다. 주마 대표 역시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원전 건설 비용을 지불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신중한 계획, 독립적이고 강력한 규제, 엄격한 안전 및 비확산 기준 준수는 물론, 대중이 ‘관리만 잘하면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도록 원전에 대한 인식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하마드 알 카비 UAE 원자력규제청(FANR) 부의장은 “매일 사고가 난다면 아무도 자동차를 사지 않는다. 안전과 보안은 원자력 에너지의 성공적 배치를 위한 토대”라고 강조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