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포위 군사훈련 개시..펠로시 방문 '후폭풍' 강타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장사정포 쏘고
대만 상공 통과하는 미사일 훈련도 실시
펠로시 방문으로 대만이 해야 할 게 많아
중국이 4일 정오를 기해 대만섬을 포위하는 형태로 연합 해상·공중 훈련에 돌입했다.
환구시보 등은 이날 중국인민해방군의 중요한 군사훈련과 훈련작전이 진행되었고 실탄사격이 실시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실전 훈련은 대만 섬 6개 지역에서 실시되며 훈련 기간 동안 선박과 항공기가 해당 수역과 영공에 진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훈련 시작에 앞서 하루 전인 3일 중국의 Su-30 전투기와 J-11 전투기 22대가 중국과 대만 사이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갔고, J-20 스텔스 전투기와 DF-17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동원해 무력 시위의 강도를 끌어올렸다.
중국군은 또 대만이 실효지배 중인 본토에서 가까운 진먼도와 베이딩 상공에어츰으로 무인기를 띄웠고 대만군이 신호탄 발사로 응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4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면서 대만은 중국군에 의해 사실상 봉쇄된 셈이나 다름없다. 대만은 중국의 군사 훈련으로 바닷길, 하늘길이 막히자 화물선에 우회 항로를 이용하도록 공지하고 일본, 필리핀과도 항공 노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중국군의 이번 훈련에서는 해협 중간선을 넘어서는 장사정포 포격, 대만 상공을 가로질러 대만 동부 바다에 떨어지는 미사일 발사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에서는 중국군이 장시성 레핑, 장시성 간저우, 하이난성 단저우 등 세 곳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각각 대만 북부, 중부 남부 상공을 날아 동부 연습구역에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군의 이번 연합훈련은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의 성격이 짙다. 하지만 오랫동안 고도로 계산된 대만에 대한 군사적·심리적 압박임과 동시에 앞으로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 시위나 작전 전개가 어떻게 펼쳐질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중국이 설정한 6개 구역 가운데 대만 서남부, 북부, 동북부 3개 훈련 구역은 대만이 2009년에 선포한 12해리(22.224km) 영해 이내이고 서남부와 북부 훈련 구역 가운데에는 대만 육지와 가장 가까운 곳이 10해리도 되지 않는다.
중국과 대만 사이에 있는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무력화하고 대만의 12해리 영해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대만에 대한 주권이 중국에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훈련 구역으로 설정된 6개 구역은 지룽항, 가오슝항, 화롄항 등 대만의 중요 항구와 항행로를 둘러싸는 형태로 사실상 여섯 면에서 대만을 포위하는 모양새여서 대만인들의 경제적 심리적 압박이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훈련을 "통일 작전 리허설"로 규정하면서 "중국군이 대만을 완전히 봉쇄하면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절대적 통제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훈련이 펠로시 의장에 의해 촉발됐지만 그가 떠난 뒤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충돌은 원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측에서는 해운사와 항공사가 선박을 대피시키고 항공기 운항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이성적이고 책임 있는 태도라는 아전인수식 설명도 내놓고 있다.
결국 펠로시 의장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온몸에 받으며 대만을 방문하고 돌아갔지만 그로 인한 후폭풍이 대만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중국 전문가 윤선은 CNN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예고한 군사 훈련이 "대만을 쥐어짜겠다"는 뜻이라며 "펠로시 방문으로 대만을 노리는 중국군의 압박이 예측 가능한 시일에 새롭게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오춘산 대만 담강대 대륙연구소 명예교수는 4일 홍콩 명보에 "중국은 대만 통일을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지만 대만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들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이 이번 대만 방문의 최대 승자이지만 그가 떠나면서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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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안성용 베이징 특파원 ahn89@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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