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부실 의전' 논란 확산…국회·외교부 책임 공방

최유나 2022. 8. 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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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어제(3일) 한국에 입국할 당시 한국 측 관계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외교 결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TV 조선은 미국 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은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온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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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의장 전날 오산 공군기지 도착…우리측 관계자 '0명'
하태경 "펠로시 의전 파트너는 국회, 국회의장이 나갔어야"
박홍근 "외교당국에서 최소한 의전 예우를 했어야"
국회 "사전 실무협의를 거쳐 의전을 나가지 않기로 결정"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는 펠로시 의장의 모습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 캡처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어제(3일) 한국에 입국할 당시 한국 측 관계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외교 결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펠로시 도착에 우리 측 의전 관계자 '0'

펠로시 의장이 탑승한 전용기는 3일 밤 9시 30분경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습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펠로시 하원의장의 방한을 환영한다"는 글과 함께 펠로시 의장이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 사진 2장을 공개했습니다.

사진에는 골드버그 대사와 폴 라캐머라 한미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 측 관계자들의 모습만 담겼고, 우리 정부나 국회 측 인사는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이 같은 부실의전에 상당히 불쾌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TV 조선은 미국 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은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온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펠로시 의장 일행은 용산 호텔로 들어갈 때 한국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떤 정문이 아닌 다른 쪽 통로를 이용하면서 취재진을 '패싱'했습니다.

미국 하원의장의 방한은 2002년 데니스 해스터트 당시 의장의 방문 이후 20년 만입니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를 이유로 펠로시 의장과 만나지 않기로 한 가운데, '부실 의전'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미국에 외교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힘 "국회 탓", 민주 "정부 탓", 국회 "사전 협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공항에 도착할 때 한국 국회에서 아무도 의전을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며 "미 하원의장은 우리로 치면 국회의장이기 때문에 의전 파트너는 정부가 아니라 당연히 국회다. 국회에서 방한 의전팀이 나가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만약 우리 국회의장이 미국에 도착했는데, 미국 의회에서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고 냉대 했다고 생각해 봐라. 얼마나 큰 외교적 결례이고, 대한민국 무시냐"고 반문하며 "국회의장은 펠로시 의장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펠로시 의장의 파트너는 국회의장"이라고 강조하며 "국회의장이 파트너인데 휴가 중인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사진 = 연합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반대로, "외교당국에서 최소한 의전 예우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책임을 윤석열 정부의 외교당국 탓으로 돌렸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 철회를 위한 국회 긴급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공항에 아무도 마중을 나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오전에 들었는데 외교적 결례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전화 통화를 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이 들끓으니까 마지 못해서 그런 제스처라도 취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국회 측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전을 나가지 않기로 미국 측과 국회가 사전 실무협의를 거쳤다는 것입니다.

국회 관계자는 이 협의 과정에 주한미국대사관도 참여했을 텐데, 불쾌해했다는 보도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부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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