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골리앗' 인텔 뒤쫓는 '다윗' AMD에 왜 환호할까

이정훈 2022. 8. 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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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인텔 시가총액 추월하고도 부진한 실적에 '주춤'
3분기 전망 부진..몸집 가벼운 팹리스도 경기침체 부담
BoA "AMD 싸게 살 기회"..4분기 제노아 서버칩에 기대
번스타인·로젠블라트도 "AMD, 서버칩서 인텔 점유율 잠식"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인텔의 시가총액을 따라 잡으면서 기세를 올리고도 부진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춤거리고 있는 AMD에 월가 투자은행들이 기대 섞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칩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분야를 거느린 `종합반도체 공룡`인 인텔에 맞서고 있는 `팹리스` AMD의 선전을 응원하며 예의주시하고들 있다.

AMD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3% 이상 오르며 시가총액 1530억달러를 기록,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9% 가까이 추락하며 시총이 1480억달러로 쪼그라든 인텔을 앞질렀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AMD 주가 추이

사실 올 2월에 일시적으로 AMD 시총이 인텔을 앞지른 적은 있지만, 이는 추세적이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두 업체의 시총 역전은, 최근 개인용 컴퓨터(PC)와 서버 칩 등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회사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 들여졌다.

그러나 최근 경기 둔화 또는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은 `골리앗` 인텔뿐 아니라 `다윗`인 AMD에게도 버겁긴 마찬가지였다.

AMD 역시 지난 2일 2분기 매출이 65억5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05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65억3000만달러, 1.03달러를 웃도는 실적이었지만, 회사 측이 공개한 3분기 실적 전망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AMD는 3분기 67억달러 매출을 예상했는데, 이는 월가 전망치인 68억3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실적 발표 당일 정규시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6% 이상 하락했던 AMD는 3일 정규장에서 전일대비 1.21% 하락한 98.09달러로 장을 마쳤다. 인텔보단 나은 편이지만, AMD 주가도 올 들어 지금까지 32% 가까이 추락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2배에 이르는 낙폭을 기록 중이다.

다만 이상 상황에서 지금이야 말로 AMD를 싸게 살 수 있는 쉽게 오기 힘든 기회라는 월가의 추천 보고서가 등장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AMD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110달러에서 120달러로 높여 잡았다. 이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21% 정도 추가로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비벡 아르야 BoA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라면 전망보다 저조했던 3분기 실적 전망에만 현혹되지 말고 그 너머에 있는 전망까지 봐야 한다”며 현재 AMD 주가를 감안할 때 쉽게 오지 않는 저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3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전망치보다 낮긴 했지만, 5나노미터 제노아 서버 칩처럼 4분기에 새로 출시될 제품을 감안하면 3분기보다 4분기 실적이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실 추격자인 AMD는 개인용 컴퓨터(PC)시장에선 `라이젠` 칩을 등에 업고 인텔을 따라 잡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더 높은 하이엔드 서버 칩시장에선 인텔과 꽤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경기 침체 우려에 PC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업용 데이터센터 수요는 탄탄해 서버 칩에서의 선전은 AMD에게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서버 칩시장에서의 인텔과 AMD 점유율 추이

다행히 이날 보고서를 낸 월가 투자회사들은 AMD가 머지 않아 서버 칩에서도 인텔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AMD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목표주가를 지금 주가의 2배 이상인 200달러로 제시한 로젠블라트의 한스 모제스만 애널리스트는 AMD가 서버 칩에서 진전을 보일 것이라면서 “서버 칩시장에서 ‘X86 아키텍처’를 통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로부터 AMD가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며, 특히 고가의 서버 칩 점유율도 빼앗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테이시 래스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도 이 같은 전망에 동조했다. AMD에 ‘시장수익률상회(Outperform)’ 투자의견과 135달러 목표주가를 제시한 래스곤 애널리스트는 “AMD가 인텔로부터 상당한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텔의 미세공정 양산 로드맵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만큼 AMD가 이를 활용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AMD의 실적 전망은 더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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