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단기성 자금 조달 나선 왓챠..영끌로 일단 '버티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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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IPO(상장전 투자 유치) 실패로 매각 갈림길에 섰던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왓챠가 일단 '버티기'를 선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왓챠의 자금 조달 규모가 크지 않아 일단 '버티기'를 통한 M&A 밸류업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시장에서 평가하는 왓챠 밸류에이션을 따졌을 때 유상증자 범위만 이를 능가하지 않는다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충분히 메리트 있는 조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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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밸류 나올 때까지 버티자'
밸류업 차원의 시간 끌기라는 분석
"아직 경쟁력 있는데 아쉽다" 평가에
'시간 끌기에 불과' 냉소적 시선도
[이데일리 김연지 김성훈 기자] 프리IPO(상장전 투자 유치) 실패로 매각 갈림길에 섰던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왓챠가 일단 ‘버티기’를 선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본시장으로부터 마음에 드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책정받지 못하자 단기성 자금 조달에 나서며 밸류업(가치상향)을 위한 시간 끌기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본시장에서 책정한 왓챠 밸류에이션이 2000억원 미만으로 알려진 가운데 왓챠의 ‘버티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4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박태훈 왓챠 대표는 자본시장 관계자를 비롯한 일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십억 원 규모의 단기성 자금을 조달 중이다. 인수합병(M&A) 또는 프리IPO 자금이 들어오기 전의 브릿지론 형태로 알려졌다.
만기 등 세부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M&A 가능성이 큰 만큼 유상증자 참여 조건이 옵션으로 포함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왓챠의 자금 조달 규모가 크지 않아 일단 ‘버티기’를 통한 M&A 밸류업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시장에서 평가하는 왓챠 밸류에이션을 따졌을 때 유상증자 범위만 이를 능가하지 않는다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충분히 메리트 있는 조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기업공개(IPO)를 앞둔 업체가 단기성 자금을 조달할 때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시점에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투자금을 상환받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 방식을 제안한다.
왓챠의 경우 다양한 원매자들로부터 M&A 러브콜을 받는 상황에서 유상증자 참여 시 원금 회수뿐 아니라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왓챠의 단기성 자금 조달을 바라보는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사안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은 왓챠가 그간 독립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여왔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며 “독립 및 단편영화를 제공하는 등 여타 OTT 서비스와 차별점을 둬온 만큼, 낮은 밸류로 매각되는 것에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왓챠가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기 위해 사업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는 눈치다. 왓챠가 BEP를 달성하게 될 경우 국내 OTT 중에서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어서다.
지난 2020년 시리즈D 라운드 투자에서 몸값(3000억 원)을 인정받으며 차세대 OTT로 떠오르던 왓챠는 1000억 원 규모로 진행하던 프리 IPO 계획에 제동이 걸리면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막대한 자본으로 중무장한 경쟁 OTT들의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는 물론 OTT간 의기투합이 본격화되며 경쟁 국면에서도 완전히 밀려났다.
이에 박 대표는 지분(구주) 매각과 M&A 등을 타진해왔다. 웨이브와 쿠팡 플레이 등 국내 OTT 경쟁사뿐 아니라 유니콘으로 거듭난 웹툰·웹소설 플랫폼 ‘리디’까지 가세하면서 M&A 분위기가 달아오른 상태다.
잠재적 원매자들이 책정한 왓챠 밸류에이션은 1500억~2000억 원 미만으로, 시리즈D 당시 인정받은 밸류와는 괴리감이 있다. 박 대표가 자본시장 관계자들 일부를 대상으로 단기성 자금 조달에 나선 배경이다.
다만 ‘일시적인 시간 끌기’에 불과할 뿐이라는 차가운 시선도 감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프리IPO 때 투자자들이 관심을 접으면서 차가운 현실과 마주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단기성 자금 유치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단 버티려는 움직임이 중장기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연지 (ginsbur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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