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장거리 포사격..포위훈련 개시
중국군 "동부 정밀 타격..소기성과 거둬"
미 해군 "레이건호 필리핀에서 작전 중"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떠난지 하루 만인 4일 중국군은 대만을 겨냥해 전쟁연습을 방불케 하는 고강도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날 12시부터 7일 12시까지 대만 북부와 동북, 북서, 동부, 남서, 동남 등 6개 해역과 영공에서 실탄사격을 전제로 한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훈련에는 중국판 스텔스기 젠-2와 훙-6K 폭격기, 052D형 구축함 등 주력 무기들이 총동원 됐다.
예고했던 실사격 훈련은 오후에 이뤄졌다. 대만을 관할하는 동부전구는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에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2시)쯤 대만해협에서 장거리 실탄사격 훈련을 했다”며 “대만해협 동부의 특정구역에 정밀 타격을 했고 소기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탄착 지점이 대만해협 중앙선을 넘어 대만이 주장하는 영해 이내인지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훈련에 장거리 로켓 발사와 재래식 미사일 시험이 포함될 것이라고 했으나 실제 사용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이날 훈련에 앞서 사이버공격도 감지됐다.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펠로시 의장이 방문한 지난 2일 밤 중국과 러시아 등지의 인터넷프로토콜(IP)을 통한 과도한 접속 시도가 이뤄지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3일 밤에는 중국 본토에서 보낸 드론이 대만 퀘모이 상공을 비행하는 것을 대만군이 발견했다고 SCMP가 전했다. 대만군은 미확인 항공기가 퀘모이 상공을 비행하는 것을 발견하고 나중에 드론으로 식별했다고 설명했다. 드론을 포함한 본토 군용기는 1950년대 이후 퀘모이 상공을 비행한 적 없다.
중국군이 대만을 완전히 포위하고 훈련을 벌인 것은 처음이다. 대만군 예비역 중장 솨이화민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인터뷰에서 “이런 봉쇄 패턴은 향후 무력 통일을 위한 행동 옵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만군의 ‘침공 시나리오’에 따르면 중국군은 훈련을 명분으로 군을 집결시킨, 뒤 사이버 공격으로 대만 지휘통제를 마비시키고, 대만의 방공망을 파괴해 제해 ·제공권을 장악하는 한편 서태평양 함대를 동원해 외국군의 개입을 막고, 상륙작전을 감행한다는 순서로 돼 있다. 대만 완전 포위가 첫 단추이다.
솨이는 “대만은 천연가스와 석유 등 전략물자를 해운에 의존한다”며 “봉쇄 기간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대만 전략물자 공급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대만연합보는 대만 군 관계자를 인용해 “인민해방군은 대만이 봉쇄에 대응해 어떻게 반격할 것인지, 더 나아가 미 항공모함이 대만 해역에 진입할 것인지를 시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군의 포위 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미국 해군은 자국 항모전단이 대만 동남부 필리핀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 해군은 “로널드 레이건호와 항모강습단이 필리핀해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원하는 정기적 순찰의 일환으로 통상적이고 예정된 작전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요코스카항을 모항으로 하는 로널드 레이건호는 유도 미사일 순양함 USS 앤티텀(CG-54), 유도 미사일 구축함 USS 히긴스(DDG-76)와 함께 기동하고 있다.
중국군은 훈련 기간을 연장하고 장소도 추가했다고 대만 정부가 밝혔다.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중국이 오늘 오전 9시 기습적으로 대만 동부 해역을 훈련구역으로 추가해 7곳으로 늘었고, 훈련 기간은 8일 오전 10시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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