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원자로 가동 '비상'..악재 겹친 프랑스

노정연 기자 2022. 8. 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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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3일(현지시간) 폭염이 프랑스를 강타하면서 파리 에펠탑 근처의 트로카데로 분수대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가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어서는 불볕더위로 일부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3일(현지시간) 폭염 때문에 일부 원자로 운영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EDF는 드롬주에 있는 트리카스탱 원자로 4기 중 1기를 정지시킬 수 있다며 “이달 6일부터 트리카스탱 원전의 전력 생산에 제한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원자로는 가동할 것이기 때문에 최소 400㎿의 전력 생산은 보장할 수 있다고 EDF는 덧붙였다.

트리카스탱 원전은 원자로 1기당 9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지만 폭염 등을 이유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폭염이 원자로 가동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강물이 원자로 냉각수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치솟은 기온으로 강물 수온이 높아지며 주변 강물을 끌어와 원자로를 식히는 일부 원전들의 원자로 가동이 중단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날 프랑스 북서쪽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었다. 기상청은 스페인과 국경을 접한 일부 남서부 지방은 기온이 40도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이 때문에 론강을 끼고 있는 남부 툴루즈 생탈방 원전도 원자로를 최소한으로 가동하기로 했다. 프랑스 남서부를 지나가는 가론강 역시 수온이 높아져 골페시 원전도 전력 생산을 줄이고 있다.

문제는 프랑스가 전체 전력생산의 70%가량을 원전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로가 줄면 에너지 가격도 상승해 가계와 산업체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프랑스는 독일 등 다른 EU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난방에 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이 많아 올겨울이 위기다. 에너지 위기가 커지자 프랑스는 천연가스 비축량을 최대치로 늘리고 민영화했던 전력공사를 다시 국유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현재 파리에서는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한 상점이 경찰에 적발되면 최대 150유로의 범칙금을 부과받는다. 정부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며 범칙금을 최대 750유로 부과할 계획이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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