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부국장 "다누리 성공할 것..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관심"
한국의 첫 번째 달 탐사용 궤도선인 ‘다누리’ 발사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고위 관계자는 다누리가 이상 없이 달로 비행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과 미국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 비행 궤도를 점검한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향후 한국과는 달 개발 과정에서 위성항법시스템 분야 등을 중심으로 계속 협력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존 구이디 NASA 우주탐사시스템부 부국장은 3일(현지시간) 한국 공동취재기자단과 만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5일 오전 발사될 다누리의 비행이 “당연히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NASA는 다누리에 ‘섀도우 캠’이라는 관측 장비도 탑재한다. 달에서 영원히 햇빛이 들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에 얼음 상태의 물이 있는지 살피는 것이 임무다. 달에 상주 기지를 짓기 위한 기초 탐사다. 한국 연구진은 이 장비의 정상적인 운영과 관련해 NAS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다누리가 달로 가는 방법으로 선택한 ‘탄도형 달 전이궤도(BLT)’라는 비행 경로도 NASA와 논의 끝에 나온 것이다. BLT는 지구에서 38만㎞ 떨어진 달 상공에 도착하기 위해 156만㎞ 떨어진 우주의 특정 지점까지 날아갔다가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는 비행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이동 기간은 길어져도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지구에서 달로 바로 날아가는 직접 전이는 4~5일, 지구 주변을 도는 공전 궤도의 반경을 점차 키우다 달 궤도로 들어가는 ‘위상 전이’는 한 달이면 달에 간다. BLT를 쓰면 4개월 반이 걸려야 달에 도착한다. 하지만 연료는 다른 비행 방식보다 25% 아낄 수 있다.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을 비행 동력으로 이용해서다.
구이디 부국장은 “BLT를 설계한 한국 연구진은 아주 영리하다”며 “NASA 소속 고다드우주센터, 제트추진연구소, 존슨우주센터의 전문가들이 이 궤도를 함께 검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행은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이디 부국장은 다누리 발사를 함께 준비한 한국 과학자들이 ‘학술적이고 기술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한국 연구진은) 달로 가는 비행 같은 ‘경험’이 없었을 뿐”이라며 “우리도 과거에 잘 하지 못했던 임무를 한국 연구진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기술적인 경험을 한국 연구진이 익힐 수 있도록 도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다누리 발사 이후에도 한국과 협력을 희망하는 분야가 많다고 밝혔다. 구이디 부국장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달로 돌아갈 것이고 이번엔 (과거와 달리) 오래 머물게 되기를 바란다”며 “달 주변에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을 언급했다. KPS는 2035년까지 총 3조7234억원을 투입해 지구 궤도에 위성 8기를 쏘는 것이 목표다. 한반도에 집중해 위성항법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이 운영하는 GPS와 병행 사용하면 지금보다 위치정보 품질을 훨씬 높일 수 있다. 자율주행차나 도심항공교통 같은 서비스를 현실화하는 데 중요한 인프라로 꼽힌다.
구이디 부국장은 “KPS와 같은 항법 네트워크를 달에 구축한다면 향후 달에서 실행할 임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이디 부국장은 한국이 2031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달 착륙선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달의 극지방은 영구음영지역이어서 동결된 채 수십억년 간 쌓인 물질이 있다”며 “그곳에서 물이나 달 기지 건설에서 쓸 연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달 착륙선을 만든다면 달의 극지방을 탐사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공동취재기자단·이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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