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5세 입학 논란' 학제개편안 질문 피해 도망치다 신발 벗겨진 박순애
박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2학기 코로나19 학사운영 방침을 발표했다. 교육부 대변인실은 브리핑 전 긴급하게 교육부 출입기자들에게 "박 부총리가 서울 일정이 있어 브리핑 후 질의를 받지 않는다"고 알려왔다.
기자들 사이에서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리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책 토론회 일정을 고려할 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2학기 학사운영 방침을 발표한 뒤 불거진 학제개편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막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 지적하는 기자들도 많았다.
박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5분 분량 준비된 원고를 읽은 뒤, 기자들이 출입하는 문과 반대편으로 나갔다. 기자들이 브리핑 직후 손을 들고 "부총리님 질문 안 받으시냐", "학제개편안에 대해 질문 있다", "여론 수렴한다고 하더니 왜 질문 안 받으시느냐"고 외쳤지만,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듯 앞만 보며 다른 출입문으로 황급히 빠져나갔다.
급기야 기자들이 박 부총리의 장관 사무실까지 찾아가고, 박 장관이 나와 도망치면서 난데 없는 '복도 추격전'이 벌어졌다. 기자들은 연이어 "학제개편안 공론화 안 되면 사퇴하실 의향 있으시냐", "학제개편안 질문을 왜 받지 않느냐", "국민과 소통하려면 기자들 질문에도 답하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박 부총리가 황급히 달아나다가 신발이 벗겨지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자들은 "앞으로 질문 안 받느냐", "장관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냐", "이렇게 논란을 만들고 대응도 없이 너무 하다"고 항의성 질문 세례를 퍼부었으나 박 장관은 말 없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러면서 기자들에게 "(여러분이) 좀 쉬고 오시면 답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쉬고 오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입장을 언제 밝히겠다는 것인지 기자들이 재차 물었으나 박 장관은 답이 없었다.
한편, 지명 직후 음주운전 논란, 논문 중복 게재 의혹, 자녀 입시컨설팅 의혹 등이 제기됐된 박 장관은 4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지난달 30일에는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학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후 학부모들과 교육계로부터 잇단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자 박 장관은 지난 2일 열린 단체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정말 이 정책(만5세 취학 연령 하향)이 아니라고 한다면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은 수정, 변경, 전환될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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