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밀렸던 K-배터리 3사, 하반기 전망 밝은 이유
올 하반기 국내 배터리 업체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시장 전망이 밝다.
자국 정부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에 밀렸던 상반기 모양새와 다르다. 전기차(EV) 출하량 증가와 신모델 양산, 중국 봉쇄조치 해제 등 각종 호재 가능성을 보고 있어서다.
K-배터리, 글로벌 점유율 '뚝'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배터리 업체 3곳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34.9%에서 25.8%로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동기 대비 6.9% 증가한 29.2GWh로 2위를 유지했지만 상위 10개사 중 가장 성장률이 낮았다. 시장 점유율도 23.8%에서 14.4%로 10%P(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삼성SDI는 50.6% 성장률을 보였으나 점유율은 다소 하락했다. SK온은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 성장하며 점유율을 소폭 늘렸다.
이에 비해 중국산 배터리는 중국 정부의 지원과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기업 점유율은 총 56.4%로 국내 배터리 업체 3곳의 점유율보다 두 배 이상 높다.
1위 중국 CATL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4.8%로 전년 동기(28.6%) 대비 6.2%p 늘었다. BYD도 점유율을 6.8%에서 11.8%로 확대해 파나소닉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특히 최근들어 포드, 테슬라 등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산 배터리를 도입하고 있어 중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SNE리서치 측은 "유럽에서 전기차 회의론과 각국의 제한적 보조금 정책 등 위협 요소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더욱 강화되는 중국 내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3사의 유동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점유율 줄었지만…하반기 전망 '맑음'
올 하반기가 관건이다. 전기차 출하량 증가와 신모델 양산, 중국 봉쇄조치 해제 등 각종 호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국내 배터리 3사는 상반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하반기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대비 34%,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연간 매출목표도 기존 19조2000억원에서 22조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5년 내 매출 3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향후 자동차용 파우치나 원통형 배터리 제품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공급할 '4680 배터리'의 완성도를 높이고 공급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엔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하는 한국 오창공장에 730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늘렸다.
SK온은 4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2분기 SK온은 3266억원의 적자를 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판매 물량이 감소했고 유럽 지역의 동력비가 상승하면서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신규 공장 가동으로 매출이 확대되고, 차량용 반도체 이슈도 완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간 SK온은 생산 능력 확대와 합작법인 설립, 투자 등을 공격적으로 진행해왔다. 지난 1분기엔 헝가리 제2공장과 미국 제1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와 헝가리, 중국, 미국 등 권역별로 자체적인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거나 가동 중이다. 올 하반기 80개 이상의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SDI도 헝가리 2공장이 가동되는 하반기부터 더 많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Gen.5(젠.5) 배터리 판매를 본격화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젠5는 지난해 출시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현재 BMW에 공급하고 있다. EV 배터리에서 젠5 비중은 지난 2분기 20%로 1분기보다 5% 늘었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46파이(Φ·지름 46mm)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용량이 5배 많고 출력은 6배 높은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다. 삼성SDI는 46파이 배터리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해 하반기에도 실적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업체들은 하반기 견조한 수요를 중심으로 부품 수급 완화와 신차 출시에 따른 강력한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하반기에 긍정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