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선명해진 '수레바퀴'..은하간 충돌을 담다[코스모스토리]

CBS노컷뉴스 최원철 기자 2022. 8. 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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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넓은 세상'을 바라봅니다. 기술 발전으로 인식과 터전을 넓히는 '인류의 노력'을 바라봅니다. 지구를 넘어 광활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 '코스모스토리' 시작합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NASA's James Webb Space Telescope 페이스북 캡처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2점에서 우주를 관측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 JWST).

지난해 12월부터 약 7개월 간 준비를 거쳐 지난달 첫 공식 풀컬러 이미지와 분광데이터를 세상에 공개했고 전세계는 기존 관측장비를 아득히 뛰어넘는 놀라운 성능에 전율했습니다.

첫 결과물을 공개한 직후부터 웹은 전세계 천문학자와 웹을 준비하는데 기여한 우주기관의 과학 관측임무를 배정해 지금까지 쉴새없이 다양한 임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웹의 관측데이터를 기반으로 저마다 새로운 주제의 논문을 쉴새없이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웹은 기존 공개 자료 대상이 아닌 새로운 천체를 관측했는데요. 그 풀컬러이미지를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했습니다.

허블 우주망원경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바라본 수레바퀴은하의 모습.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관측대상은 조각가자리에서 약 5억 광년 떨어진 수레바퀴은하(Cartwheel Galaxy)입니다. 이 천체는 두 은하가 충돌하며 이름 그대로 수레바퀴와 같은 형태를 띤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은하는 크기가 다른 두 나선 은하가 서로 충돌하면서 이같은 모습을 형성하게 됐습니다.

가운데 작은 은하가 회오리 모양으로 퍼지면서 매우 밝게 빛나고 있으며 그 주변에 큰 원을 그리면서 커다랗게 퍼진 은하의 둘레 모습이 보입니다. 이 천체는 두 은하가 충돌을 했지만 소용돌이 은하에서 보이는 특징인 '회전하는 팔'이 잘 보존돼 있어 돌아가는 수레바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은하는 그 형태와 구조에 따라 이름을 명명하는데 천문학자들은 중앙과 외곽으로 형성된 두 개의 고리모양을 따와서 '고리 은하'라고도 부릅니다.

NASA(미국항공우주국)는 이 은하에 대해 마치 연못에 돌을 던진 후 잔물결이 일어나는 것처럼 두 고리가 충돌 파장이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퍼져나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은하의 안쪽 고리의 중심에는 엄청난 양의 뜨거운 먼지가 존재하고 가장 밝은 지역에는 은하의 충돌로 새로 생겨난 젊은 성단이 자리잡고 있으며, 바깥쪽 고리는 팽창하면서 주변 가스와 섞이며 새로운 별을 만들어낸다고 전했습니다.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카메라로 관측한 수레바퀴 은하의 모습.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제임스 웹 운영을 하고 있는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는 이 흥미로운 은하를 웹의 2가지 관측 기구로 촬영했습니다. 우선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0.6~5미크론 사이의 근적외선 범위를 관측했습니다. 이 범위는 가시광선보다 더 긴 파장인 근적외선으로 촬영하기 때문에 더 많은 별들의 모습을 포착해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이미지 대비 외곽쪽 고리 먼지 속의 디테일을 보다 정확하게 포착됐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고리에 퍼져있는 먼지들 속에서 많은 별들이 생성되는데 가시광선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적외선을 통해 그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제임스 웹의 중적외선 관측장비(MIRI)로 촬영한 수레바퀴 은하.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제공


이어 웹은 내장된 또 하나의 장비인 중적외선 관측장비(MIRI)를 통해 근적외선보다 더 긴 파장으로 다시 한 번 이 천체를 바라봤습니다. 같은 적외선이라도 중적외선으로 관측하면 이 은하에 존재하는 먼지에 대해 보다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중적외선만으로 촬영된 이미지를 바라보면 은하 속 별과 먼지가 근적외선 이미지보다 뚜렷한 모습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규산염 먼지와 탄화수소등 화학적 화합물이 풍부한 이 은하의 세부 모습도 관측됐습니다.

연구소는 "외부 고리의 우측 하단에 많은 신생별들이 탄화수소 먼지에 에너지를 공급해 밝은 주황색으로 빛나게 한다"며 "은하 중심부와 외부 고리 사이에 명확하게 보이는 먼지들은 대부분 규산염 먼지"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 웹의 두가지 버전의 이미지를 합쳐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이 결과물은 근적외선카메라와 중적외선 관측장비의 개별 이미지로만은 보기 힘든 세부정보를 보여줍니다.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관측장비(MIRI)의 데이터를 합쳐 만든 이미지.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제공


여기에서 중적외선으로 관측된 부분은 빨간색으로 표시됐고 근적외선 카메라의 데이터는 파란색, 주황색 및 노란색으로 표시됐습니다. 실제로 붉게 소용돌이 치는 은하 속에 별 또는 별로 형성중인 천체를 가리키는 파란점들이 보입니다. 이 이미지는 근적외선 카메라의 6개 필터와 중적외선 관측장비의 4가지 필터를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이 은하는 충돌한 시점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모습이 계속 변형되고 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수레바퀴 모양도 변하게 됩니다. 아직 최종적으로 어떤 모양으로 변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의 클라우스 폰토비단 박사가 지난 3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천문우주연맹(IAU) 총회 초청강연에서 제임스 웹이 촬영한 수레바퀴 은하의 이미지를 공개하는 모습. 최원철 기자


지난 2010년부터 제임스 웹 임무에 종사해온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의 클라우스 폰토비단 박사는 3일 국제천문연맹 총회(IAUGA 2020) 초청강연에서 제임스 웹이 관측한 결과물을 소개했는데요.

"인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자주 하는데, 제임스 웹을 활용해 우주 진화에 대한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제임스 웹은 첫 이미지 결과물을 공개하면서 전세계에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이때 웹은 심우주를 12.5시간 동안 바라본 SMACS-0723 딥필드 이미지, WASP-96b 외계행성의 대기 분석자료, 디테일한 남쪽고리성운 이미지, 충돌중인 은하의 상호작용을 보여준 슈테팡의 5중 은하 이미지, 별의 탄생지점을 촬영한 용골자리 성운의 산개성단 이미지를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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