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겠다던 박순애, 질문은 거부했다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2022. 8. 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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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개편 졸속 추진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번엔 '불통 논란'에 휩싸였다.

박 부총리는 공지대로 학사운영 방안과 관련해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은 뒤 단상에서 내려왔고, 교육부는 부총리가 서울 일정이 있어 시간상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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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 패싱..취재진 피하다 신발 벗겨지기도

(시사저널=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월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 2학기 방역과 학사 운영 방안 계획을 설명한 뒤 취재진 질문을 외면하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학제개편 졸속 추진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번엔 '불통 논란'에 휩싸였다. 대국민 과 현장 소통을 강화하겠다던 박 부총리의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 

박 부총리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2학기 학교 방역 및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당초 교육부는 취재진의 사전질의와 현장 질문을 모두 받기로 했다. 그러나 회견 직전 돌연 박 부총리와의 현장 질의는 없다고 공지했다. 최근 논란이 된 학제개편 관련 질의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학제개편 계획을 밝힌 후 사회적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는 점에서 박 부총리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부총리는 공지대로 학사운영 방안과 관련해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은 뒤 단상에서 내려왔고, 교육부는 부총리가 서울 일정이 있어 시간상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들이 "질문 안 받느냐", "학제개편안에 대해 질문이 있다", "소통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항의하며 질의응답 시간을 요구했지만, 박 부총리는 끝내 아무런 답변을 남기지 않고 회견장을 떠났다. 

급한 일정이 있다던 교육부의 설명과 달리 박 부총리는 10분가량 사무실에 머물렀다. 집무실을 찾은 기자들이 박 부총리의 행방을 묻자 비서진은 "자리에 없다"고 했다가 "(출장) 준비 중이다" 등 오락가락 대응을 보였다. 

이후 청사 밖으로 나가기 위해 사무실을 나선 박 부총리는 대기하던 기자들이 "학제개편안이 공론화 안 되면 사퇴할 의향이 있느냐", "기자들을 만나 여론수렴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는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교육부 대변인과 직원들 4~5명은 박 부총리를 호위하듯 에워싸고 기자들의 접근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 공무원들과 취재진이 뒤엉키며 박 부총리의 신발이 벗겨지기도 했다. 

교육부와 박 부총리의 소통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8월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제개편안 관련 학부모단체간담회 종료 후 한 학부모단체 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교육부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간담회를 부분공개 또는 비공개로 진행했는데, 지난 2∼3일 진행된 '만 5세 입학' 관련 학부모단체·유치원 학부모 간담회는 예외였다. 당시 간담회는 모든 언론에 시작부터 끝까지 공개됐다.

그러나 정작 간담회 참석자들은 공개 진행되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교육부에 거세게 항의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언론에 익명 처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2일 간담회에 참석한 김영연 한국교육개혁 전략포럼 사무총장은 "급하게 만든 자리여서 (간담회가) 빈구석이 많다"고 했고, 3일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공문 하나 없이 문자로 제안이 왔고 (이후) 전화가 다급하게 왔다"고 지적했다.

박 부총리와 시도 교육감들의 지난 3일 영상회의에서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겸 교육감협의회장은 "'소통의 중요성'을 말씀드려야겠다"며 "무심코 발표하는 정책은 교육 현장에 혼란만 가져다준다"고 일침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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