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선방했지만.. 카카오, 플랫폼 성장 둔화에 "카톡 개편으로 내실성장"
광고 주는데 인건비, 마케팅비 늘어
콘텐츠가 매출 견인.. 게임 전년比 162%↑
"하반기 카톡 본격 개편.. 내실성장 기대"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 광고주들이 예산을 줄이고,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을 계기로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위축됐다. 이에 따라 톡비즈(비즈보드, 이모티콘,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부문의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0%에 그쳤다. 카카오톡 서비스에 변화를 주면서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해 하반기에는 2분기 전년 동기 대비(YoY) 성장률을 넘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
“카카오는 1%의 광고주가 70%의 매출을 책임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이 긴축 재정에 돌입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불리한 점도 있다. 메신저 뿐만 아니라 광고 시장에서도 1등을 하기 위해선 보다 본질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광고는 크게 디스플레이 광고(DA), 검색 광고(SA)로 나뉘는데, 카카오는 현재 DA를 중심으로 광고 모델을 운용 중이나 향후 SA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SA에 대한 개념이 검색을 넘어 탐색, 발견 등 관심사를 기반으로 새롭게 정의되는 가운데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을 통한 기회 모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
카카오가 4일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대유행) 이후 기저효과로 올해 광고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콘텐츠 사업을 확대하며 인건비와 마케팅 투자 비용을 늘린 영향이다. 카카오는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카카오톡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개편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날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8%, 5.2% 오른 1조8223억원, 171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앞서 증권사 평균을 집계해 내놓은 예상치인 매출 1조8321억원, 영업이익 1758억원을 각각 0.53%, 2.73% 밑돈 것이다.
특히 핵심 사업인 플랫폼(톡비즈, 포털비즈) 부문에서 주춤했다. 톡비즈(비즈보드, 이모티콘,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 감소,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4532억원을 기록했다. 포털비즈(다음, 카카오스토리·스타일·페이지, 기타 자회사 광고)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024억원으로 집계됐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전반적인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이용자 지표의 변동성도 커져서 하반기 매출 성장률도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전 사업 부문의 성장 속도와 투자 계획 리스크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고, 이에 맞춰 사업 계획을 내부적으로 조정 중이다”라고 했다.
카카오는 그 일환으로 하반기부터 카카오톡 프로필 영역 및 친구 탭 개편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프로필 영역은 그동안 사용자가 스스로를 표현하는 공간에 그쳤었는데, 개편 이후에는 이모티콘 등을 통해 친구들과 교감하고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뀔 예정이다”라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타 소셜미디어처럼 카카오톡에도 사용자끼리 서로의 프로필과 상태 메시지에 반응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남궁 대표는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자신의 현재 상태를 원하는 친구와 공유할 수 있도록 친구 탭에 새로운 영역도 구축 중이다”라며 “이런 변화를 통해 톡비즈 사업의 수익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내 친구 탭에 비즈보드(목록상단 광고)도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오는 4분기부터 오픈채팅에도 수익 모델을 접목할 계획이다. 남궁 대표는 “오픈채팅은 별도의 프로모션 없이도 일간 활성 이용자 수 900만명을 확보하는 등 강력한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다”며 “카카오톡과 멜론,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생태계 안팎에 오픈채팅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만드는 영역을 마련하고 우선 광고 모델을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오픈채팅방은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개설되는 만큼 주제별로 다른 광고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남궁 대표는 “후속으로는 사용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B2C2C’ 모델을 적용하려고 한다”며 “오픈채팅방 방장이 방 특성에 맞춰 직접 광고를 고르는 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이렇게 오픈채팅을 국내 최대 커뮤니티로 키운 뒤, 추후 ‘오픈링크’라는 이름의 독립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해 해외 진출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플랫폼 부문과 별개로 콘텐츠 부문은 올해 2분기에 의미 있는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
스토리 매출의 경우, 북미 지역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배 CIO는 “웹툰 플랫폼 ‘타파스’는 오리지널 IP(지적재산) 공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며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의 합병과 이를 통한 무협 웹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의 흡수로 시너지를 더욱 확대하면서 2024년 거래액 5000억원 초과 달성을 향해가고 있다”고 했다. 스토리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 감소,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한 2276억 원을 기록했다. 일본 시장에서도 웹툰 플랫폼 ‘픽코마’의 월간 이용자 수가 95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선방했지만 엔화 약세에 따른 매출 감소 효과를 피하진 못했다.
미디어 매출은 영화 ‘헌트’가 칸 국제영화제,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데 이어 해외 144개국에 선판매되면서 전 분기 대비 57%,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1180억원을 기록했다. 배 CIO는 “하반기에는 헌트의 윤종빈 감독의 새 작품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들을 극장,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등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라며 “최근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만큼 콘텐츠 제작 역량을 입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뮤직(음원) 매출과 게임 매출은 글로벌 K팝 팬덤 확대와 모바일 게임 ‘오딘’ ‘우마무스메:프리티 더비’의 잇따른 성공으로 각각 2093억원, 3368억원을 기록했다. 뮤직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고 게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7%,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다.
플랫폼 부문 기타 매출로 잡히는 모빌리티, 페이 매출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배 CIO는 “지난 4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이동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택시, 대리 주차 등으로 구성된 모빌리티 사업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성장했다”며 “페이도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며 안정적 이익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결제, 금융 서비스를 포함한 2분기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29조1000억원이었다”고 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12%에서 9.4%로 낮아졌다. 카카오의 2분기 영업비용은 전 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1조6513억원을 기록했다. 배 CIO는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4262억원을 기록했다”며 “마케팅 비용은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전 분기 대비 31%,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15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집행 비율은 8.2%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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