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인세인 교도소 수감자들, 군부의 민주화 운동 인사 사형 집행에 항의 단식투쟁
미얀마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 수감자들이 군부의 민주화 운동 인사들에 대한 사형 집행에 항의하며 단식 투쟁에 나섰다.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4일 인세인 교도소에 민주화 시위 등으로 수감된 정치범 다수가 지난 2일부터 단식에 돌입했다고 교도소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라와디는 이들이 군부의 민주화 인사 사형 집행을 규탄하는 동시에 고인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단식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수감자들은 외부에 군부가 저지른 유혈 사태에 대한 응징을 촉구하면서 단식 투쟁 외에 교도관들을 무시하는 침묵시위 등을 병행하고 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인세인 교도소에서 정치범에 대한 학대와 위협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한 소식통은 “교도소 관계자들은 수감자들이 맞다가 죽어도 된다고 늘 말한다”며 “다음 사형 집행에는 학생회 활동을 한 학생도 포함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23일 인세인 교도소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표 제야 또 전 의원(41)과 민주화 운동가 초 민 유(53) 등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군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군부가 추가 사형을 집행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군부의 쿠데타 이후 사형 판결을 받은 사람은 119명에 달한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전날 프놈펜에서 개막한 제55회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개막 연설에서 미얀마 군정을 비판하며 “만약 사형 집행이 계속된다면 합의 이행을 위한 우리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외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군부가 내부 통제를 강화하면서 미얀마 사회의 혼란과 불안은 확대되고 있다. 이라와디는 군부가 지난 주말 미얀마 북서부 저가잉 지역의 한 마을을 습격해 1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군부는 지난 1일에도 다른 마을의 NUG 소속 민간인이 운영하는 학교를 공격해 학생 60명을 포함한 100명을 억류했다. 이후 마을에서는 최소 6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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