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브리핑 질의응답 '패싱'한 박순애.. 취재진 피하다 신발 벗겨지기도
"사퇴할 용의 있나" 질문에도 묵묵부답
만 5세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겠다는 교육부의 학제개편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사흘째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 ‘불통 논란’ 까지 빚고 있다.
박 부총리는 4일 오전 10시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2학기 방역 및 학사운영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정부부처에서 장관이 브리핑을 한 경우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뜨기 전에 질문 2~3개는 직접 받는 것이 그간의 관례다. 하지만 교육부는 브리핑 직전 “박 부총리가 서울에서 일정이 있어서 시간상 발표만 하고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기자단에 통보했다. 학제개편안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을 우려해 질문을 원천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부총리는 카메라 앞에 서서 5분 가량 발표문을 읽은 뒤 곧장 자리를 떴다. 기자들이 박 부총리를 따라가면서 “학제개편안에 대한 질문을 왜 받지 않냐” “이렇게 논란을 만들고 대응도 없는 것은 무책임하다” “학제개편안이 공론화 안 되면 사퇴하실 의향이 있느냐” 고 물었지만 박 부총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 부총리는 엘리베이터를 탄 뒤 “좀 쉬고 오시면 답하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기자들을 피해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던 박 부총리의 신발이 벗겨지기도 했다.
학제개편안 발표 이후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공론화를 서두르겠다고 밝혔지만, 민감한 질문을 피하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선택적 소통’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 부총리는 지난 1일 오후 약식 브리핑을 자청해 학제개편안에 대해 해명한 뒤로 사흘째 언론의 질문을 피하고 있다. 지난 2일 국무회의와 학부모단체 간담회 전후로 기자들이 학제개편안 관련 질문을 했지만 답하지 않았고, 지난 3일 광주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신 교육부는 2일과 3일 잇따라 열린 만 5세 입학 관련 학부모단체, 유치원 간담회는 언론에 공개했다. 교육부가 그동안 간담회를 부분공개 또는 비공개로 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부 참석자는 간담회가 공개되는 것을 교육부가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며 항의했고, 이름과 얼굴을 비공개해달라고 언론에 요구했다.
교육부가 학부모들을 만나 여론을 수렴하는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현장에서 나왔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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