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놀이하다 뇌사상태된 英 소년..법원 "생명유지장치 떼라"

조성신 2022. 8. 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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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상태에 빠진 아치 배터스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영국에서 이른바 '기절놀이'를 하다 뇌사에 빠진 아들의 연명치료를 놓고 병원과 소송에 나선 부모가 영국 법원에 이어 유럽인권재판소(ECHR)에서도 패소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3일(현지 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2살 아르키 배터스비는 지난 4월 7일 집에서 목을 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이후 열런던병원에서 인공호흡기와 약물 치료 등으로 연명해왔다. 부모는 아들이 큰 논란을 일으킨 온라인 질식 챌리지에 도전했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진은 소년의 뇌간이 이미 죽어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지만, 배터스비의 부모는 아들의 심장이 뛰는 한 치료는 계속 돼야 한다고 맞섰다. 영국 법원에 아들의 인공호흡기를 끄고, 그를 살리기 위한 다른 조치들마저 중단하려는 병원의 결정을 막도록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패소했다. 대법원도 상고 신청을 기각했다. CHR에 치료 중단을 막아달라는 긴급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ECHR도 "가처분 조치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터스비의 엄마 모친 홀리 댄스는 "아들이 지금 있는 병원에서 나가 호스피스(임종이 임박한 환자가 머무르는 시설)로 이송될 수 있도록 런던 법원에 소를 제기할 예정"이라면서 "우리는 끝까지 아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터스비 사건은 영국에서 의사들의 판단이 가족들의 희망에 반대돼 충돌을 일으킨 사건들 중 가장 최근 사건이다. 배터스비의 가족을 포함한 몇몇 경우 가족들은 종교적 압력 단체인 '크리스천 콘선'(Christian Concern)의 지원을 받았다. 영국 법에 따르면 아이에 대한 치료를 놓고 부모와 의사의 의견이 엇갈릴 경우 법원이 개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럴 경우 아이의 권리가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을 결정할 부모의 권리보다 우선권을 갖는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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