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여 오는 사법리스크, 1호는 '법카 유용 의혹'?
측근 배씨 피의자로 첫 소환 조사.."다음은 김혜경"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 가운데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참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대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 사건 관계자의 사망이 4번이나 발생한 데다, "모르는 사이"라는 이 의원 측 설명과 달리 '아는 사이'로 보이는 정황이 보도되고 있어서다.
정치권의 초점은 숨진 참고인 김아무개씨와 이 의원과의 연결고리에 쏠린다. 사법당국은 김씨를 '단순 참고인'으로 설명하지만, 김씨가 법인카드 사건 핵심 피의자인 배아무개씨 소유 건물에서 거주했고 경기도 산하기관의 비상임 이사로 재직한 전력 등으로 인해 "참고인 이상의 관련자일 것"이란 의심의 눈초리도 존재한다. 사법당국은 법인카드 사건 수사를 8월 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라, 해당 사건이 이 의원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중 첫 번째로 결론 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피의자 배씨 소환조사…김혜경 소환도 '임박' 관측
4일 정치권에선 김혜경씨의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핵심 피의자인 배씨가 법인카드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소환 조사를 받아서다. 배씨는 이 의원의 경기도지사 시절 도청 총무과 소속으로 김혜경씨 의전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법인카드로 바꿔치기 결제를 하고 이 의원 내외의 개인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배씨는 숨진 참고인 김씨와도 관련된 인물이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장소는 배씨 모녀 소유 빌라였다. 해당 빌라에서 배씨와 김씨가 함께 거주했다는 지역 주민의 증언도 나왔다. 또 배씨가 법인카드 바꿔치기 결제를 했을 때 일부 활용한 카드가 김씨 명의의 개인 카드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는 단순 참고인일 뿐 핵심 피의자로 전환될 인물은 아니었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선 배씨와 김씨와의 친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런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는 사망 전 주변에 "불안하다"고 자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죽음에 "타살 정황이 없다"고 했다. 여권에선 김씨의 죽음에 이 의원이 연관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의원 관련 사건에서 4명이 잇따라 사망하면서다. 지난해부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수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으며, 1월엔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인 이아무개씨가 병사로 숨졌다.
"숨진 참고인과 이재명, 몰랐을 리 없다"
이 의원은 김씨와의 연결고리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의원은 김씨를 모른다는 입장이다. 김씨의 사망과 관련해선 "나와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공세에는 "무당의 나라가 돼서 그런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을 엮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이 의원과 김씨와의 연결고리로 보이는 정황도 속속 보도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 대선 당시 김혜경씨 수행팀 일원으로 활동하며 150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김혜경씨의 선행 차량을 운전했으며, 배씨와 함께 식당과 숙소 및 참석자를 확인하는 등의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 비상임 이사로 근무한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김씨는 국군기무사령부 간부 출신으로, 2018년까지 경기도 성남 지역 정보요원으로 활동한 뒤 전역 후 소규모 군납 업체에서 근무하다 2020년 경과원 비상임 이사로 임명됐다. 임명 당사자는 경기도지사다. 김씨가 별다른 경력 없이 경과원 이사로 활동할 수 있던 배경에 이 의원의 영향력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경기도 성남시 정상화 특별위원회에 소속돼 법인카드 사건 관련 자료를 들여다본 김경율 회계사는 시사저널에 "김씨와 이 의원은 전혀 무관한 사람일 수 없다. 경과원 예산 규모가 300억원이다. 경기도지사가 그런 규모의 산하기관 비상임이사를 모른다고 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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