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 북극은 지금 '반소매·반바지'

이은지 2022. 8. 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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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8월 4일 (목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이춘기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 책임연구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1부, 이슈인터뷰로 문을 엽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폭염으로 지구촌 곳곳이 후끈후끈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춥디추운 지역인 북극 빙하까지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는데요. 앞으로 30년 안에 북극 빙하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북극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 이춘기 책임연구원 연결돼 있습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 이춘기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이하 이춘기): 안녕하세요. 

◇ 이현웅: 빙하환경연구본부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시는 건가요? 

◆ 이춘기: 북극과 남극에 빙하가 많이 있는데, 빙하들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빙하에 초점에 맞춰서 연구하고 있는 연구본부입니다.

◇ 이현웅: 빙하라는 건 얼음 덩어리를 말하는 건가요?

◆ 이춘기: 네, 두꺼운 얼음 덩어리를 말하는 건데요. 잘 아시듯 빙하기라는 굉장히 추운 시기에 지구에 빙하가 많이 형성됐는데 아직 녹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지역에 많이 있습니다. 

◇ 이현웅: 극지연구소에 일하시는 분들은 극지방에 한 번씩 가게 되나요?

◆ 이춘기: 한국의 여름에는 북극을 가고, 겨울에는 남극을 갑니다. 이렇게 나눠서 가는 이유는 북극에는 (한국의) 겨울에 가면 해가 없어서 깜깜하거든요. 연구는 극지방의 여름철에 주로 이뤄집니다. 저는 주로 남극에서 연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우리가 상상하는 북극은 거대한 빙하로 이루어졌고 엄청나게 추운 곳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 이춘기: 사실 북극은 대부분 바다로 이루어져 있고 추운 날씨로 바닷물이 얼어서 형성된 해빙으로 덮여있습니다. 보통 해빙을 빙하라고 생각하십니다. 그린란드, 알래스카, 캐나다나 러시아 등의 육지에 과거 빙하기에 형성되었던 두꺼운 빙하들이 남아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주로 빙하라고 하죠. 최근 북극 지방의 기온이 높아지고 100년 이상 계속된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지속적으로 변화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최근 북극 관련 뉴스를 보니까요, 반팔에 반바지를 입을 정도로 포근한 날씨라고 하던데요. 지금 북극 날씨가 어떤가요?

◆ 이춘기: 한겨울에는 굉장히 춥고 여름에는 기온이 많이 올랍니다. 그린란드를 예를 들면, 지난 달 중순에 특히 더웠는데 평년 대비 10도 이상 기온이 올라갔어요. 15-20도 정도까지 기온이 올라갔으니 반팔, 반바지를 입고 다닐 수도 있는 정도이겠지요. 과학적인 결과를 보면 지난 7월이 기록적으로 더웠고, 빙하가 녹은 양도 매우 많았다고 하는데, 이럴 경우 빙하 표면에 호수나 강이 생기기도 합니다.  

◇ 이현웅: 이렇게 기온이 올라가는 게 이례적인 일인가요, 계절적인 특성인가요?

◆ 이춘기: 계절적인 특성도 있지만 평년 대비 10도 이상 올라갔으니 굉장히 이례적이죠. 기온이 올라가는 이유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지구 평균 기온이 100년 전에 비해서 1도 조금 넘게 올랐습니다. 1도로 큰 변화가 있냐고 생각하시겠지만 평균적인 것이지, 북극은 굉장히 더워진 상태입니다. 평균적으로 4도 정도 상승했다고 관측되고 있고요. 평균 기온이 이렇게 상승하면 기온 자체의 변동 폭도 증가합니다. 1년 중 최고 기온이 4도 이상 증가할 수 있겠죠. 그린란드처럼 10도씩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 비해 기온이 굉장히 높은 상태를 폭염이라고 한다면, 지구에서 폭염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곳이 북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이현웅: 북극이 4도 정도 높아진 특별한 이유가 뭘까요?

◆ 이춘기: 극지방, 그리고 빙하나 해빙들이 민감하기 때문에 얼음과 대기의 상호작용에 의해 더 빨리 기온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이렇게 기온이 상승하면 우려스러운 점이 뭐가 있을까요?

◆ 이춘기: 빙하 아래쪽에 사는 사람들이 빙하에 의한 홍수 등에 의해 피해를 입을 수 있고요. 최근에도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이번 유럽의 폭염 때문에 빙하가 갑자기 붕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깔려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는데요. 빙하가 녹게 되면 표면의 녹은 물들이 갈라진 틈으로 들어가 빙하를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그 물들이 스며들게 되면 빙하 자체를 빠르게 흐르게 만들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산사태처럼 무너질 수 있죠. 그럴 경우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고요. 최종적으로 바다로 빙하들이 들어가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전지구적으로 피해를 입게 됩니다.  

◇ 이현웅: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일본도 잠기고, 우리나라의 몇 지역도 잠긴다는 말이 있던데.. 가능성이 있나요?

◆ 이춘기: 완전히 잠기는 것은 아니지만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만약 그린란드가 모두 녹게 되면 전 지구 수면이 7m 정도 상승하거든요. 100년 후 해수면이 1m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이렇게 상승하게 되면 전 지구에 있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인간은 해수면 가까이에 살고 있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더 피해를 볼 것입니다. 

◇ 이현웅: 이대로면 2050년이 되기 전 북극의 빙하가 사라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는 경고도 있던데요. 2050년이면 채 30년도 안남은건데. 정말 그럴까요? 

◆ 이춘기: 그런 기사들이 있는데요, 2050년에 빙하가 모두 사라진다기보다 바다 위 해빙들이 전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빙이 여름철에 많이 줄어드는데 지금은 해빙들이 없어져도 남아있는 해빙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2050년이 되면 완전히 없어져서 태평양처럼 얼음이 하나도 없는 바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요. 육지에 있는 빙하들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는 양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이현웅: 그런데 이렇게 빙하가 줄어들면 지구온난화가 더 심해진다면서요? 

◆ 이춘기: 극지방 기온이 더 빨리 오르는 것과 연관이 있는데요.빙하나 해빙은 하얀색인데 이 말은 햇빛을 굉장히 많이 반사시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들어온 빛을 지구 밖으로 다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데요. 빙하나 해빙이 없어지면 반사되지 않고 지구에 온전히 흡수됩니다. 그만큼 지구온난화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 이현웅: 빙하가 녹는 속도를 늦출 방법은 뭘까요?

◆ 이춘기: 스위스에서는 빙하를 보존하려고 햇빛과 열기를 차단하는 차단막을 빙하에 덮기도 한다고 합니다. 모든 빙하에 천막을 씌울 수는 없겠지요. 원인을 살펴봐야 하는데요.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인데, 우리가 살아가면서 계속 배출하고 있는 탄소가 그 원인입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탄소 중립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탄소를 활용하는 연료에서 나오기 때문에 에너지를 덜 사용하거나, 태양열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나 급선무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개개인이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현웅: 기후가 변하면 생태계 문제도 거론되잖아요. 그 부분도 우려가 심각하죠?

◆ 이춘기: 극지방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기온이 바뀌고, 생태계가 바뀔 수 있습니다. 식물들이 몇십 년 후에는 자랄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북극곰이나 펭귄도 살아가기 힘든 환경으로 바뀌고 있죠.

◇ 이현웅: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극지연구소 이춘기 책임연구원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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