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때문? 외교적 포석?..尹, 펠로시와 만남 대신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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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직접 만나는 대신 4일 오후 전화 통화를 하기로 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국회의장이 파트너인데 윤 대통령이 휴가 중에 (펠로시 의장을) 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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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펠로시 만나야" "미중 갈등 불길에 뛰어드는 것, 피한건 잘한일"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이동환 기자 =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직접 만나는 대신 4일 오후 전화 통화를 하기로 했다.
통화 일정은 대통령실이 이날 오전 취재진에게 공지했다.
여야 정치권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도 미국 의회의 1인자이자 국가 의전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을 만나야 한다는 의견이 터져나오는 시점이었다.
미국 하원의장 방한은 2002년 데니스 해스터트 당시 의장 이후 20년 만이다
대통령실은 전날 펠로시 의장 방한이 윤 대통령의 휴가 기간(1∼5일)과 겹쳤기 때문에 별도의 만남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통화 예고는 없었다.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으로 만나지 않기로 한 것은 양측이 완벽히 양해됐던 사안이라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동맹국의 하원의장이 방한한 만큼 별도의 환영을 표하고자 전화 통화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당초 펠로시 의장의 '카운터파트'는 우리나라 국회의 수장이자 국내 의전서열 2위인 김진표 국회의장이란 점도 대통령실은 강조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국회의장이 파트너인데 윤 대통령이 휴가 중에 (펠로시 의장을) 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을 했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펠로시 의장을 직접 만나는 것이 적절한 외교적 판단이었다는 외교가 안팎의 지적도 제기된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여름 휴가를 세이크 나세르 당시 쿠웨이트 총리의 면담 요청을 이유로 당초 주말을 포함한 일주일에서 닷새로 줄였던 사례도 회자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여름휴가 종료 다음날에 나세르 총리를 만났다.
대통령실이 다소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인 점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고개를 들었다.
중국과의 관계에 따른 외교적 부담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야권에서는 '패싱 논란'이 이어졌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미 권력 서열 3위인 하원 의장이 왔는데 대통령이 안 만난다는 것은 얘기가 안 된다"라며 "꼭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쪽에서도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회동 여부를 두고 혼선이 일었던 과정을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펠로시 의장이 다른 나라에서 정상을 만나고 방한했는데,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만남을 조율한다고 했다가 다시 번복했다"며 "아마추어 국정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소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우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휴가 중이어서 (펠로시 의장을) 안 만난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면서도 "미국이 중국과 상당한 마찰을 빚고 방한하는 것인 만큼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아도 크게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김의겸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펠로시를 만나는 것은 미중 갈등에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으로, 그를 슬쩍 피한 건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며 우 위원장과 견해를 같이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를 향해 '친중 굴종외교'란 말은 입에 담지 말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전략으로 평가할 만하지만, 그와 같은 관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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