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펠로시 대만 방문 빗대 中 우크라에 끌어들이지만..

강영진 2022. 8. 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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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우크라·대만 모두 주권 인정 않는 독재 강대국 옆에 자리
미, 우크라 대대적 지원하나 대만 수호 여전히 모호한 입장
아직은 러·중·미 모두 전선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한 태도
미·중대립 심해지며 우발적 충돌 빚어지는 상황 가장 우려

[타이베이=AP/뉴시스] 차이잉원(오른쪽) 대만 총통이 3일(현지시간)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에게 '특종대수경운'(特種大綬卿雲)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2022.08.0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몇 시간 전 중국 외교부가 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항상 중국의 일부였으며 이는 법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기미가 안보이고 대만해협의 긴장이 크게 고조되면서 두 나라가 직면한 위기가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렵게 얽히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3일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경로를 따른다는 증거"라고 두 나라의 위기를 연결시켰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는데도 서방에 전쟁 책임을 돌렸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직후부터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를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의 투쟁으로 표현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밀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왔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자리는 물론 3일 대만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우크라이나와 대만은 역사와 지리적 위치 등 많은 점에서 다르다. 그러나 두 나라는 이들을 주권국가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해온 권위주의 지도자 휘하의 핵무장 초강대국 옆에 자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또 다른 차이점으로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독립은 지지하지만 대만의 독립은 지지하지 않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만을 수호할 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해 중국이 보이는 신경질적 반응과 군사적 움직임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언제 어떤 행동에 나설 것인지를 주시하고 있다.

미 백악관이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반대한 것은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 모두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미국이 서방 가치 중심의 국제질서를 강화하는 한편 대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려는 균형잡기 노력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80억달러 상당의 군사지원을 했으며 이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540억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동시에 러시아와 직접 충돌할 취하지는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해왔다. 러시아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전쟁에 개입되지 않도록 조심해왔다.

바이든 정부는 또 유럽 동맹국들간 단합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대만과 중국의 분쟁 문제가 미국과 동맹 사이에 균열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럽 동맹국들이 그렇다.

하바드 케네디스쿨의 중국전문가인 프랑스 학자 필립 르 코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유럽과 러시아 관계는 완전히 변했다. 아시아의 경우 2년 동안 인적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대만과 중국 분쟁에 유럽국들은 개입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러시아에 대해 구두로는 지지한다면서도 분쟁에 직접 관여하는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에 군사지원을 하지 않고 있으며 서방의 제재를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미국의 주도권과 국제 리더십 주장에 반대한다. 그러나 중국은 대규모 전쟁 준비가 아직 안돼 있다고 생각하는데다가 국제 교역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기에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및 동맹국들과 지나치게 대치하지 않도록 조심해 왔다.

하버드대 대만연구팀장 겸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연구원인 스티븐 골드스타인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문제로 미국을 자극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은 대만 문제로 미국에 분노하면 대만을 징벌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한 건 우발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이 상호 도발의 사이클에 깊이 빠져들수록 추상적 위협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잘못된 대응의 가능서이 커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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