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폐기된 돈 1조1566억원..쌓으면 롯데타워 높이 96배

박동환 2022. 8. 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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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손상화폐 규모 집계
"한줄로 이으면 서울~부산 왕복 30회 길이"
불에 타 훼손된 화폐 [사진 제공 = 한국은행]
대구에 사는 김 모씨는 최근 빈 화분에 보관하던 중 지폐가 물에 젖으면서 손상돼 2895만원어치를 한국은행에서 새 돈으로 교환했다.

경남에 사는 배 모씨의 경우 창고 화재로 불에 탄 은행권 1847만원을 바꿨고, 부산에 사는 양 모씨는 장판 밑에 은행권을 보관하던 중 곰팡이와 습기로 손상된 은행권 2025만원을 교환했다. 인천에서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수거한 손상주화 66만2000원이 교환되기도 했다.

4일 한국은행은 이처럼 화재, 수재 등으로 폐기된 손상화폐가 올해 상반기 1억9166만장이라고 밝혔다. 1조1566억원어치 규모다.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무려 2만4765km로, 경부고속도로(415km)를 약 30회 왕복한 거리에 해당한다. 총 높이는 53.4k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6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96배에 달한다.

한국은행으로 환수된 화폐 중 훼손·오염 등으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된 손상화폐는 감소 추세다. 올해 상반기 폐기된 손상화폐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3144만장(14.1%) 감소했다.

은행권 폐기량은 1억6943만장(1조1541억원)으로, 권종별로 만원권(9300만장, 전체의 54.9%), 천원권(6550만장, 38.7%), 5000원권(860만장, 5.1%), 5만원권(230만장, 1.4%) 순이었다. 비현금 지급수단 발달, 비대면 거래 확대, 연초 코로나19 확산세 심화 등에 따른 은행권 환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1억7800만장) 857만장이 줄었다.

손상주화 모습 [사진 제공 = 한국은행]
주화 폐기량은 2223만장(25억원)이며, 화종별로 10원화(950만장, 전체의 42.9%), 100원화(560만장, 25.2%), 50원화(370만장, 16.5%), 500원화(340만장, 15.4%)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중 주화 환수량의 일시적 급증에 따른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4510만장) 대비 2287만장 감소했다.

손상된 화폐를 한국은행에서 교환받기 위해서는 손상 정도가 크지 않을 수록 유리하다.

한국은행의 손상화폐 교환기준 [자료 출처 = 한국은행]
은행권의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3/4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2/5 이상∼3/4 미만이면 반액으로 교환해준다. 만약 남아있는 은행권 면적이 원래 면적의 2/5 미만인 경우에는 교환이 불가능하다. 주화는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곤란한 경우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어 교환이 불가하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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