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취업자 증가의 절반은 '고령층'..젊은이들 꺼리는 '생산·현장직'으로
올 상반기 취업자 수 94.1만명 급증..'노동 공급'에 기인
女청년은 IT 등 사무직 또는 간호사 등에 취업
상용직 증가는 '긍정적'.."단기적으론 취업 더 증가"
'생산보다 더 빠른 고용 증가'..&..
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최근 취업자 수 증가에 대한 평가’라는 제목의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취업자 수가 94만1000명 증가한 원인은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구인을 하는 ‘노동수요’보다 실업자가 구직을 원하는 ‘노동공급’에 더 영향을 받고 있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공급의 기여도는 약 63.4%로 집계됐다. 1분기 58.5%, 2분기 69.2%로 노동공급의 기여도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경제활동인구참가율이 상승한 영향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2020년 1월 대비 올 6월 기준 청년층(15~29세), 고령층(60세 이상)이 각각 1.9%포인트, 1.5%포인트 상승했다. 핵심층(30~59세)에서도 상승하긴 했으나 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노동공급이 증가한 만큼 노동 수요도 떠받쳤다. 상반기 구인인원은 대면서비스업, 사업시설 관리업 등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26.8% 증가했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경제활동인구가 1% 증가하면 2011~2015년엔 취업자 수는 0.9%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2018년~올 6월까지 이 수치는 1.2%로 상승했다. 일하겠다는 마음만 먹었다면 취업이 어렵지 않았다는 얘기다.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끈 계층은 여성 청년층과 고령층이다. 상반기 청년층 취업자 수 증가의 67.5%가 여성이었다. 여성 취업자의 절반 이상(52.8%)이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등 주로 비대면 서비스업 사무직에 취업했다. 간호사 등 보건복지업과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음식숙박업 등 임시직에 취업이 증가했다.
고령층 취업자 수는 상반기 전체 취업자(94만1000명)의 절반 가량(47.1%)를 차지했다.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된 고령층 취업자들이 공공근로가 아닌 30명 미만의 소규모 생산·현장직 또는 귀농 등 농림어업직에 취업했다. 고령층 취업자 수 증가 중 이들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6.6%에서 올 상반기 61.3%로 크게 증가했다. 정부의 일자리 예산 사업은 작년과 올해 30조원 안팎으로 크게 변화가 없었는데도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하인 초단기 공공근로 비중은 올 1~2월 19.8%에서 3~6월 5.9%로 하락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송상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소규모 사업체 생산·현장직 증가가 고령층에서만 나타났는데 이는 해당 부문의 노동 수요 증가와 여타 연령대의 중소기업 생산·현장직 기피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절대적인 노동시간, 급여 등이 다르기 때문에 공공근로가 꽉 차 생산직 등으로 이동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고용 호조세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상용직 취업자는 89만9000명 증가했는데 이중 74만9000명이 계약기간이 없는 상용직이었다. 송 과장은 “상용직 중심의 취업자 수 증가, 노동공급과 수요 확대, 대면서비스업의 점진적 회복 등을 볼 때 단기적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보다 빠른 고용 증가…“고용 호조 지속성 낮아”
다만 최근 취업자 수가 생산보다 더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지금의 고용 호조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2013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취업자 수와 산업생산지수 간 관계를 측정한 후 추정식을 이용해 취업자 수를 예측해보면 올해 이후 취업자 수 증가는 생산 대비 다소 가파르다는 평가다. 송 과장은 “일시적으로 대면서비스 활동이 급증하면서 생산 대비 고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 건설업, 시설관리업 등에서 생산보다 고용이 더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송 과장은 “생산 대비 고용이 다소 가파른 상황에서 일시적 대면소비 증가에 따른 역기저효과,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현재의 높은 고용 증가세가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시장 한켠에선 ‘빈 일자리’가 6월 23만4000명을 기록, 6월 기준 최대치를 보이는 등 노동수요도 꾸준하다. 대부분 빈 일자리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에 의한 것이라 쉽게 메워지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송 과장은 “빈 일자리가 증가하는 것은 노동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핵심) 구직자들이 해당 일자리를 꺼려 어쩔 수 없이 고령층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럼에도 다 못 채워 빈 일자리가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치킨 1마리 3만원인데…대형마트는 7천원인 비결은
- 합의된 성관계였는데… “강간당했다” 고소한 여성의 최후
- 안희정 출소에 김지은 前대리인 "걱정되는 마음 어쩔 수 없다"
- "키 168cm·스포츠 머리"…아내 살해 후 도주한 40대
- 펠로시 기다리던 이용수 할머니 내동댕이..."국회 경호원 처벌해야"
- "달이 춥지 않다고?"…영상 17도 유지되는 구덩이 발견
- “8년 일한 아파트, 떠나지 않게 해주십시오”… 경비노동자의 호소
- 美 대사관 차량, 종로 빌딩 돌진 “문 와장창… 사람들 뛰쳐나왔다”
- 尹 비판 시작한 이준석, 수도권으로 돌아왔다
- 이경규 "딸 예림이 결혼식 축의금, 송금 기능 몰라 못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