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머쓱해진 그 장면, 학부모 "장관 손 뿌리친 이유는.."
초등학교 취학연령 하향 정책 관련 간담회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손을 뿌리쳐 화제가 된 학부모단체 대표가 당시를 회상하며 “제가 위로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학생들이 위로받는 게 필요하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정지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긴급간담회 자리를 평가하며 화제가 된 박 장관과의 장면을 언급했다. 당시 참석한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감정이 격해진 듯 눈시울을 붉히자 옆에 앉은 박 장관은 그의 손을 잡아당겨 다독이려 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제가 위로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라며 이를 뿌리쳤고 머쓱해진 박 장관의 모습까지 모두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정 대표는 “초·중·고 12년 학제에 산적해 있는 여러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이야기하던 중 입시 경쟁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목이 멨다”며 “(박 장관이) 저를 위로해 주려고 손을 잡으려던 것 같은데, 그 순간 본능적으로 저도 모르게 이런 말들이 튀어나왔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저는 ‘제가 위로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학생들이 위로받는 게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박 장관에게 말씀드린 거였다”며 “교육부 장관이라면 학생들이 지금 어떤 고통에 처해 있나를 가장 먼저 생각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간담회 종료 후에는 “한 번 더 잘못된 정책을 바로 철회해달라는 요청을 드렸다. 학부모들이 거리에서 땀 흘리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 않냐고 말하니 (박 장관이) ‘거리로 나가지 마시라. 우리가 이렇게 듣고 소통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해당 간담회가 졸속이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정 대표는 “저희도 당일 오전 급하게 실무자와 주무관의 전화를 받았다. 긴 설명 없이 장관이 학부모들을 만나고자 하니 와달라고 하더라. 지금에라도 듣겠다는 의미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알고 보니 언론공개 간담회더라. 좌석 배치와 카메라 배치를 보면서 ‘학부모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걸 형식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마음이 불편했다”고 했다.
이어 ‘제가 화두를 던지지 않았다면 같이 논의할 수 있었겠냐’는 박 장관의 발언을 두고도 “화가 나서 병 주고 약 주냐는 말씀을 드리기도 했다. 저희가 지금 고마워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건가. 사회와 교육 제도를 성찰하게 되는 화두를 던진 게 아니라, 부모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사교육 시장을 들썩이게 하는 화두를 던진 것”이라며 “상황 파악을 전혀 못 하시는구나, 부모들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체감하지 못하는구나 싶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장관은 간담회를 통해 “만약 국민이 정말로 아니라고 한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국민이 전부 원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겠느냐”며 정책 폐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까 고민하다가 대안으로 나온 것인데, 대안은 목표를 위해 바뀔 수 있다”며 “아무리 해도 학부모 우려를 가라앉힐 수 없다면 정부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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