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반격..오늘부터 수도권서 청년 당원 만나..당원들 명의로 '비대위 전환' 가처분 소송 추진
비대위 전환 결정되면 여론전·가처분 여부 결정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반격에 나섰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으로 대표직 복귀가 무산되는 방향으로 흐르자 여론전에 법적 대응까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4일엔 청년 당원이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당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비대위 전환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이 대표를 지지하는 청년 당원들이 모여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오늘은 수도권으로 와서 양주와 의정부의 당원들과 함께 한다”며 “이제 한동한 수도권을 돌면서 당원들과 모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당 윤리위원회에서 성비위 증거인멸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후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고 있다. 수도권은 이 대표의 지지기반인 청년 당원이 가장 많은 곳이다. 오는 9일 당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 통과를 앞두고 수도권에서 지지세를 결집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SNS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는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나와서는 안될 발언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자신과 가까운 박민영 청년대변인의 윤 대통령 부실인사 비판 발언이 윤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는 언론 칼럼을 공유하면서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며 칼럼 내용에 대해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라고 했다. ‘이 상황’은 최근 친윤석열계가 가 비대위 전환 드라이브를 걸며 자신을 몰아내려는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원래 윤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비난하는 분리 전략을 썼는데, ‘내부총질 문자’ 파동 이후 자신을 몰아내려는 ‘윤심’이 선명해지자 대통령을 직접 저격하고 나섰다. 전날엔 당이 자신의 복귀를 막기 위해 당헌을 바꾸고 비상상황을 선포했다며 “‘용피셜(용산 대통령실+오피셜)하게 우리 당은 비상상태가 아니다”고 비꼬았다.
법적 조치는 이준석 대표와 별도로 당원들이 나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 대표는 덜 다쳤으면 좋겠다
- 이준석 대표 측 김웅 의원
이 대표 측은 청년 당원들이 비대위 전환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당원들 명의로 자신이 선출한 대표가 해임됨으로써 당원권을 침해당했다고 전국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 대표 측 신인규 전 부대변인은 ‘국민의힘 바로세우기’(국바세)라는 청년 모임을 만들었다. 전날 밤 온라인 상에 개설한 모임에 하루도 안돼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이 3000명을 넘었다. 이들은 당 전국위의 비대위 전환 결정에 대응한 정치투쟁(여론전)과 사법투쟁(가처분) 방법을 토론하고 행동을 이어가려 한다. 이 대표 측 김웅 의원은 이날 국바세 오픈 채팅방에서 “법적 조치는 이 대표와 별개로 우리 당원들이 나서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며 “이 대표는 정치로 풀고 덜 다쳤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많은 당원들이 동조했다. 국바세는 집단소송에 필요한 책임당원을 최소 500명으로 상정하고, 공지사항을 통해 시간이 촉박하니 사전에 ‘당원증명서’를 발급받을 것을 권장했다.
이 대표 입장에선 직접 가처분을 내지 않아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우회로가 될 수 있다. 직접 가처분을 냈다가 기각됐을 때 받을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도 있다. 이 대표 측에선 당의 비대위 전환 과정에 절차상 문제는 많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법률 행위를 가처분 대상으로 삼을지 애매한 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의 반격은 단기적으로 대표직 복귀를 노리는 것도 있지만, 이에 실패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비윤석열계의 구심이 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조직된 청년 지지층과 ‘윤 대통령이 당에서 몰아낸 피해자’라는 프레임은 향후 이 대표 정치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최근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는 행보도 이와 연결짓는 해석이 있다. 차기 전당대회에 본인이 등판하지 못하더라도 대표·최고위원에 나선 측근을 후방 지원해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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