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당나라군' 아냐.."中, 펠로시 구실로 '군사굴기' 과시"

전명훈 2022. 8. 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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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을 명분으로 삼아 '군사굴기'를 과시하려고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안보연구프로그램을 이끄는 테일러 프레블 교수는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군이 1995∼1996년 대만해협 3차 위기 당시에는 보유하지 못했던 능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군이 기술발전과 훈련 등에 힘입어 자국군을 현대화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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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 입증 시도.."1∼3차 대만해협 위기 '굴욕' 청산"
장거리무기 실사격에 촉각..무기종류·궤적이 긴장수위 결정할듯
2019년 열병식에 등장한 중국제 초음속미사일 DF-17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을 명분으로 삼아 '군사굴기'를 과시하려고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을 포위해 모의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강도 높게 벌이는 훈련이 군사력 현대화를 입증하기 위해 오래 벼르던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안보연구프로그램을 이끄는 테일러 프레블 교수는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군이 1995∼1996년 대만해협 3차 위기 당시에는 보유하지 못했던 능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군이 기술발전과 훈련 등에 힘입어 자국군을 현대화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중국은 펠로시 의장 방문에 대해 전례 없는 고강도 군사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체류하던 3일에는 J-11 전투기 등 군용기 27대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켰다.

2일 밤부터는 대만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착수, 해군, 공군, 로켓군, 전략지원 부대가 대만 북쪽, 남동·남서쪽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이 훈련은 4일 12시부터 7일까지 진행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앞둔 '몸풀기' 성격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중국은 4∼7일 6개 지역에서 대만을 사실상 포위한 채 군사훈련을 벌일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2021년 10월 에어쇼에 출품된 중국의 J-20 스텔스기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훈련에는 특히 장거리 무기·재래식 미사일 등을 실사격하는 내용이 포함돼 시선을 집중시킨다.

국제사회는 중국군이 훈련 기간에 어떤 미사일을 발사할지, 그 발사체가 대만의 영공을 가로지르지는 않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만에 하나 이런 가능성이 현실화하면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군사 긴장상태는 최고조로 치솟을 수 있다.

WSJ은 이런 중국군의 훈련 계획을 보도하면서, 공중·해양·지상공격 능력과 함께 대만 봉쇄 능력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프레블 교수는 중국군의 훈련 내용에 대해 "범위뿐 아니라 규모에서도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앞서 1954년, 1958, 1995∼1996년에도 대만을 향해 군사적 위협을 감행한 바 있다. 이른바 1∼3차 대만해협 위기다.

중국군의 군사행진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대만의 행보에 대해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침해받았다면서 고강도 군사 도발을 반복해왔다.

특히 1995∼1996년의 3차 대만해협 위기는 중국과 대만이 서로 전면전까지 거론하는 일촉즉발 위기였다. 중국군은 대만해협에서 미사일 발사실험을 강행하고, 상륙 훈련까지 진행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전 이후 최대규모의 군사력을 투입해 중국을 사실상 진압했다.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니미츠급 항공모함 등 2개 항모전단을 이 지역으로 보내 무력을 과시했다.

20여년 전 미군의 압도적 위력에 물러섰던 중국이 이제는 강력해진 군사력을 내세워 당시의 굴욕을 청산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워싱턴포스트(WP)의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는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구실 삼아 장기적으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입장을 바꾸려 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만을 대상으로 한 군사적 우위를 더 큰 차이로 벌리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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