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러시아發 에너지 위기 봉착..숄츠 "원전폐쇄 연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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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이면서 에너지 위기가 도래하자, 독일 정부가 처음으로 원자력 발전소 폐쇄 기간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지멘스 에너지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량 감축을 비판하면서 정부가 독일에 남아 있는 원자로를 가동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며 폐쇄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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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가동 유지 "이치에 맞는 일"
천연가스 난방비 국민부담 가중
러産 에너지 의존정책 실수 인정
남은 3기 폐쇄 계획 철회 가능성
원전 수명 연장에 여론도 긍정적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이면서 에너지 위기가 도래하자, 독일 정부가 처음으로 원자력 발전소 폐쇄 기간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지멘스 에너지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량 감축을 비판하면서 정부가 독일에 남아 있는 원자로를 가동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며 폐쇄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온 독일이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해 처음으로 원전 폐쇄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특히 독일 연립정부의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이 탈원전 정책을 20년간 추진해 온 만큼 사민당 소속인 숄츠의 발언은 의미가 크다. WSJ은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가 독일 정당에 정책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당초 독일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남아 있는 마지막 원전 3기를 폐쇄할 계획이었다. 독일에 남아 있는 마지막 원전은 독일 전력의 약 6%를 생산한다. 지난해에는 독일 전체 전력 생산량의 11.8%를 차지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했던 독일의 정책은 ‘실수’였다”며 “독일의 모든 시민과 기업에 에너지 공급이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내에서는 원전 폐쇄 연기를 둘러싼 여론이 긍정적인 편이다. 지난주 독일 여론조사 기관 인자(INSA)에 따르면 독일인의 약 70%가 현재 원전 수명 연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러시아의 가스공급 축소로 시민과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막대한 가스요금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독일에서 천연가스로 난방을 하는 가구는 연간 가스요금을 최소 1000유로(약 132만원) 더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50% 이상 인상된 금액이며, 4인 가구 기준으로는 연간 5000유로(약 664만원)을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민이 짊어야 할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독일의 원전 수명 연장을 두고 열띤 논의는 계속 이어져 왔다. 독일 환경 당국은 지난 3월 원전의 수명 연장이 불필요하다며 겨울 전력 생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영국, 폴란드,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에너지 위기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자 독일 정부가 압박받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독일 정부는 원전 운영을 안전하게 연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을 강력하게 고수하던 녹색당은 이달 말까지 전력 생산 안전과 관련한 두 번째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최근 표명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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