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의 베팅 "윤석열, 펠로시 만날 것.. '안 만난다'는 '페인트 모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휴가라도 서울에 같이 있는데 안 만난다? 말 안 돼"
"애초 안 만난다고 한 것은 중국 입장 고려한 것"
'인적 쇄신 부정적' 보도에도 "휴가 후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광주=뉴스1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결국 전격적으로 회동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나지 않는다"는 입장은 "페인트 모션"이라고 관측했다. '페인트 모션'은 운동 경기에 나선 선수가 상대를 속이기 위해 실제 노리는 움직임과 반대로 취하는 행동을 말한다.

박 전 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휴가 기간 대학로에서 연극 관람을 하면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것은 어색하다는 지적에 "어제 휴가 중이라고 하면서 대학로 연극 보러 나온 것도 암시를 하는 것"이라면서 "오늘 전격적으로 펠로시 의장을 면담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늘 미국 의회 외교를 강화해야 된다는 것을 주창하는데 미국 권력 서열 3위 펠로시 하원의장과 서울 땅에 같이 계시는 윤석열 대통령이 안 만난다, 이것은 얘기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애초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것 역시 "윤 대통령이 원숙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이라고 옹호했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만을 방문하고 한국으로 온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는 한미 동맹이 가장 굳건한 외교의 본루지만 중국과 경제 협력은 해야 한다"면서 "한중 경제협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 펠로시 방한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면 중국에서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신중한 태도가 옳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이 여권의 인적 쇄신론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페인트 모션' 표현을 쓰며 "휴가 후에 인적 쇄신이 있고, 해야 한다"고 희망 섞인 예상을 했다. 그는 지지율 하락은 "모든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지만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한테 책임을 추궁할 수는 없다"면서 "인적 쇄신을 해야 휴가 중 국정 구상을 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