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11화는 실화였다..로또 1등 후 이혼 요구한 남편의 최후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NA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매화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파죽지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3일 방송된 11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에피소드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방송된 11화는 불법도박장에서 만난 3명이 함께 로또를 구입했는데, 그 중 1명인 윤재원(정지호 분)이 로또 1등에 당첨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들은 한 명이라도 로또 1등에 당첨될 경우, 정확하게 3분의 1씩 나누기로 했었다. 그러나 1등에 당첨된 윤재원은 돌변하고 연락을 끊었다. 이에 신일수(허동원 분)는 자신의 몫을 놓쳤다는 생각에 로펌 ‘한바다’를 찾아가 소송을 부탁했다.
관건은 구두로 했던 공동분배 약정이 있었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었다. 신일수는 로또 심부름을 했던 도박장 남성 직원 ‘재떨이’를 증인으로 내세우려 했으나, 불법 체류 중인 재떨이는 추방당할 것을 우려해 재판 당일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신일수는 도박장에서 커피를 파는 여성 직원 ‘커피장’을 증인으로 내세웠다. 커피장은 재떨이에게 신일수 일행이 로또 당첨금을 나누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해 재판을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었다.
결국 재판부는 윤재원의 로또 당첨금 62억원을 3명이서 똑같이 나눠 가지라고 판결했다. 신일수는 자신의 몫으로 14억원을 손에 얻게 됐다.
그러나 승소한 신일수도 돌변했다. 사랑꾼이었던 신일수는 한바다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에게 로또 당첨금도 이혼 때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물어 우영우를 당황하게 했다. 또 그는 로또 당첨금으로 3억원이 넘는 슈퍼카를 사겠다며 아내가 운영하는 김밥집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김밥집에서 나온 그는 불륜 관계였던 커피장과 다정하게 스킨십을 했고, 이를 목격한 한바다 직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신일수가 꿈꾸던 화려한 인생도 오래가지 못했다. 로또 당첨금으로 구매한 슈퍼카를 타고 가다 덤프트럭이 덮쳐 신일수가 사망한 것이다. 그의 죽음으로 아내와 자녀들은 그가 남긴 로또 당첨금 11억원과 사망 보험금 3억원을 추가로 상속받게 되며 11화는 끝난다.
◇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
11화 에피소드는 조우성 변호사의 책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에 그대로 나온다. 조 변호사 측은 조선닷컴에 “우영우 11화는 실제로 조 변호사가 맡은 사건, 다른 변호사들이 맡은 사건들을 재구성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불법도박장에서 로또를 구매한 인원은 3명이 아닌 4명이었다. 그중 1명이 로또 1등에 당첨됐고, 당첨금은 세금을 제하고 60억원 정도였다. 조 변호사는 신일수의 아내가 자신의 어머니 친구의 지인이라 사건을 맡게 됐다고 한다.
조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볼 때 어려움이 있는 사건이었다”며 기억했다. 첫 번째는 ‘공동분배 약정에 대한 입증책임 문제’였다. 로또 당첨이 됐을 때, 공평하게 나누기로 한 약속이 존재했다는 걸 신일수 일행이 입증해야 했다. 두 번째는 로또를 구입한 돈이 도박자금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형성된 자금이기 때문에, 로또 당첨금을 배분하자는 약속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사회적인 법률행위로서 무효로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 변호사는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사건을 맡지 않으려 했으나 신일수 아내의 간곡한 청에 결국 신일수 일행의 소송을 수임했다.
실제 재판에서도 도박장에서 심부름을 하던 직원이 증인으로 나왔다. 조 변호사는 “다소 두려워했지만 당시 정황에 대해 또박 또박 증언을 잘 해줬다. 3명의 원고들은 일관되게 공동분배 약정을 주장했다”고 했다.
문제는 두 번째 쟁점이었다. 조 변호사는 “로또를 구입한 재원이 도박자금이라는 이유 때문에 과연 그렇게 구입한 로또의 공동분배약정이 법률상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겠느냐는 점. 나는 이 부분에 관해 우리에게 유리한 자료를 찾아내기 위해 일본 서적까지 뒤적이면서 불법원인급여, 불법행위, 반사회질서 법률행위와 관련된 다양한 참고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했다.
드디어 1심 판결 선고일. 신일수의 승리였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비록 도박이 범죄행위로 복권 구입대금이 도박자금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더라도 구입한 복권의 당첨금을 서로 나눠 가지기로 하는 약정까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 질서에 위반된 무효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선고 당일 신일수 부부는 조 변호사 사무실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고 한다. 1등 당첨자 윤재원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조 변호사는 이후에도 2심 사건을 맡았다. 그러나 1심 때와는 분위기가 다소 달랐다. 1심 때는 조 변호사에게 연락도 자주 하고, 사무실도 찾아갔으나 2심 때는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신일수가 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뒤, 조 변호사는 왜 연락이 뜸했는지 알게 됐다. 조 변호사는 “신일수가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으면서 거액의 돈을 챙길 수 있음이 확실시되자 갑자기 돌변했다.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는 등 폭행을 일삼고 외박을 밥 먹듯 했다. 확인해 보니 그 전부터 알고 지내던 여자와 사실상 동거를 시작했다”고 했다.
급기야 신일수는 위자료와 양육비를 줄 테니 아내에게 이혼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을 결정했다. 신일수는 아내에게 매달 200만원의 양육비, 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재산분할’이었다. 신일수의 로또 당첨금 소송이 진행 중이라 재산분할에 대해선 소송이 완전히 끝난 뒤에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로또 당첨금 소송은 피고가 대법원에 상고까지 했지만, 대법원에서는 2심 결과가 그대로 인정돼 신일수는 15억원의 돈을 자신의 몫으로 받았다. 그러나 신일수의 배신은 계속됐다. 로또 당첨금으로 받은 15억원을 신탁으로 묶어 버린 다음 아내에게 ‘한푼도 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이에 아내도 당첨금의 절반인 8억원을 요구하는 ‘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조 변호사는 누구의 편을 맡기가 껄끄러워 소송의 진행 과정만 지켜봤다. 양 측은 변호사를 선임해 치열하게 다퉜다. 1심 재판부는 신일수의 손을 들어줬다. 로또 당첨금은 신일수 ‘행운’에 의한 것일 뿐 부부가 공동으로 노력해 증식한 재산이 아니라는 결론이었다. 2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6개월 뒤 신일수 아내는 조 변호사를 찾아갔다. 그날 신일수 아내에게 들은 말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신일수는 승소 후 서울 동대문에 상가 5개를 분양받아 안전한 노후를 꿈꿨으나, 갑작스러운 뺑소니 사고로 사망한 것이었다.
신일수는 사망 당시 부모나 법률상 부인이 없었기에 유일한 상속인은 자녀들이었다. 다만 자녀들이 미성년자여서 신일수 아내가 그 상속재산의 관리인이 됐다. 공교롭게도 신일수는 사망 한 달 전, 고액의 사망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나 가입 시 별도의 수익자를 지정하지 않아 법정상속인에게 수익이 돌아가도록 되어 결국 자녀들은 추가로 5억원 상당의 사망 보험금까지 받게 됐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조 변호사는 “신일수 부부에게 있어 로또 당첨금은 분수에 없는 복이었고 무고한 횡재였다. 만약 로또 당첨금 분배 소송에서 신일수가 패소했다면 일이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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