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죄' 10대가 만취 운전까지..'보호관찰' 청소년 재범 막으려면

김정현 기자,임세원 기자 2022. 8. 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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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 재범률 성인의 2.7배..보호처분 '허점'
전문가 "보호관찰관 부족 심각..증원 급선무"
2020년 훔친 차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무면허 운전을 하다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대학 신입생을 숨지게 한 이모군 등의 페이스북.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임세원 기자 = 형사처벌 대신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10대 소년범들의 강력범죄 재범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소년범들이 보호관찰기간 중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알려지며 소년 보호관찰제도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의 보호관찰통계에 따르면 소년 보호관찰대상자의 재범률은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12.3%에서 13.5%로 증가했다가 2021년 12.0%로 줄었다.

촉법소년인 중학생이 만취 상태로 순찰차 위로 올라가 난동을 부리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보호관찰 처분 중 다시 범죄…소년범 재범률 성인의 2.7배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및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최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김모군(18)의 사례를 보면 소년 보호관찰제도의 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

김군은 지난 3월 혈중알코올농도 0.094%의 만취 상태로 송파역 부근 도로에서 125㏄급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한 파출소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순찰차를 발로 차 부수기도 했다.

이전에도 사기죄로 보호처분을 다수 받은 전력이 있는 김군은 3월 음주운전 당시 보호관찰기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군은 다른 범죄로 보호관찰 처분을 받고 야간외출 제한 명령을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일에는 이모군 등 3명이 중학생에게서 100만원 이상을 갈취하고 5시간 동안 폭행해 구속됐다.

이들은 앞서 2020년 훔친 차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무면허 운전을 하다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대학 신입생을 숨지게해 세상을 놀라게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당시 만14세 미만 촉법소년이어서 아무런 형사처벌도 받지 않았다.

지난달 12일에도 촉법소년인 중학생 B군이 만취 상태로 서울 강동구 고덕파출소 순찰차 위로 올라가 플라스틱 봉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등 난동을 부려 소년부로 송치됐다.

B군 역시 절도 등 18건 이상의 범죄로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전문가 "보호관찰관 OECD 4분의 1…교정·교화 어려워"

법무부에 따르면 2021년 현재 보호관찰을 받는 소년들의 재범률은 12%로 성인 보호관찰 대상자 재범률의 2.7배에 달했다.

소년범들이 보호처분 기간에 반성을 하기는커녕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으려면 보호관찰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는 보호관찰관의 부족이다. 우리나라에서 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관리 대상자는 지난해 기준 10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7명의 4배 수준이다.

김한규 변호사(법무법인 공간)는 "소년범을 성인과 동일하게 형사처벌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촉법소년의 교화 측면에서 보호관찰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를 주목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보호관찰 인력이 너무 적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년 사건을 전문적으로 담당해온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보호관찰관 1명이 수십명에서 수백명을 담당하면 교정·교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보호관찰관은 경찰관, 소방관처럼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충원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대상자들은 보호관찰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재판에 회부되는 게 아니라 경고장을 먼저 받는다"며 "(대상자들은) 경고장이 와도 '어리니까 봐줄 것'이라는 마음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재범 비율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재범률을 낮추려면 소년 보호처분 대상자들이 의무를 엄격히 준수하게 해 경고장 조치뿐만 아니라 새로 재판을 받게 하는 '처분 변경' 등의 조치가 취해지게 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보호관찰관을 늘리고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대상자의 개별 특성을 고려하는 등 수강명령을 실효성있게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산보호관찰소 전경(군산보호관찰소 제공)2021.5.20/뉴스1

◇"보호관찰관 늘자 재범률 떨어져"

실제로 보호관찰관이 다소 늘자 재범률이 떨어졌다는 통계도 있다.

성인을 포함한 전체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2020년 7.3%에서 지난해 6.4%로 낮아졌다.

법조계는 이같은 감소가 2020년 1년간 보호관찰관을 200여명 증원한 덕에 보호관찰관 1인당 관리대상이 125명(2020년)에서 106명(2021년)으로 줄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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