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박순애 손 뿌리친 그 엄마 "장관님, 지금 병 주고 약 주십니까?"
-손 뿌리친 이유? 본능적으로 한 행동.. 위로는 아이들이 필요
-당일 오전 전화하고 언론 공개라고 설명 안해.. 문자 보고 알았다
-좌석, 카메라 배치 보니 보여주기 식.. 그때부터 마음 불편해
-교육계에 화두를 던졌다? 이렇게 놀라게 해놓고.. 고마워라도 해야 하나
-만 5세도 교육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 학계에 아무리 물어봐도 근거 없다고 해
-사교육 시장? 벌써부터 들썩.. 업체 주가 오르고 불안 마케팅 심해져
-돌봄 문제?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은데 구체적인 대책 있는지 의문
-이제부터 공론화? 이미 반대 의견 98% 넘는데.. 시간 낭비, 세금 낭비 정지현>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정지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 진행자 > 어제와 그제 뉴스를 탔던 화제의 인물이 한 분 계십니다. 교육부가 취학연령을 6살에서 5살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를 하자 상당히 논란이 있었고 그래서 교육부장관이 학부모단체 등과 간담회를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이 자리에 위로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다, 이렇게 또 울먹이면서 박순애 장관이 손을 내미니까 이 손길을 뿌리쳐서 화제가 됐던 그 주인공인데요. 바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지현 대표인데요. 전화로 잠깐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정지현 > 네, 안녕하세요. 정지현입니다.
☏ 진행자 > 우리 대표님도 자제분이 계시죠?
☏ 정지현 > 네, 제가 지금 18개월 딸을 키우고 있고요. 올해 10월에 또 둘째를 만날 예정인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 진행자 > 아직은 학교 갈 나이는 아니네요. 아직은.
☏ 정지현 > 네, 몇 년 남아 있죠.
☏ 진행자 > 그래도 엄마로서 이게 취학연령 5살로 낮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 정지현 > 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 지난주 금요일 그 뉴스가 나왔잖아요. 저도 날벼락을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장관이 되신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정말 어떤 맥락도 없이 뜬금포로 지금 7살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보내겠다, 이런 발표를 하시는 걸 보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저도 너무 놀랐고 저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1, 2년 코앞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부모님들이 더 많이 놀라고 황당하셨겠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 진행자 > 주변 엄마들이 뭐라고 하세요?
☏ 정지현 > 일단 왜 더 일찍 보내야 되는 건지에 대한 그 목적이나 목표에 대한 어떤 설득이 잘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정책의 목적과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 이 정책이 정말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정말 적합한 건지 전혀 인과관계 성립이 안 된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계속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화제의 장면에 대해서 잠깐 좀 여쭤볼게요. 대표님, 괜찮죠?
☏ 정지현 > 예.
☏ 진행자 > 제가 조금 전에 그 자리에서 울먹이셨다고 표현을 했는데 맞습니까?
☏ 정지현 > 네, 제가 좀 목이 메이고 눈물이 좀 나오는 상황이었어요.
☏ 진행자 > 왜 그러셨어요? 그때.
☏ 정지현 > 그때 상황은 제가 장관님에게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도 불행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고 지금이 초중고 12년 이 학제에서 산적해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고통 받고 있는 학생들, 입시경쟁으로 인해서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그 학생들을 떠올리면서 저도 모르게 목이 좀 메었던 것 같아요.
☏ 진행자 > 그런데 아무튼 박순애 장관 손길은 왜 뿌리치셨어요?
☏ 정지현 > 아무래도 제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임신한 여성이 또 이렇게 눈물을 이렇게 보이고 목이 메이니 저를 위로해 주려고 손을 잡으려고 하셨던 것 같은데 그 순간 저도 본능적으로 저도 모르게 제가 장관님에게 위로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 이런 말들이 좀 튀어나왔던 것 같아요. 그때 제 마음은 제가 위로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학생들이 위로받는 게 필요하다 그런 마음으로 장관에게 말씀을 드린 것이었거든요. 교육부 장관이라면 학생들이 지금 어떤 고통에 처해 있나를 가장 먼저 생각해 주셔라,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 진행자 > 아무튼 그런데 그런 장면이 연출이 됐고 간담회는 끝났고 혹시 박순애 장관이 그 뒤에 또 따로 한 말은 없었습니까?
☏ 정지현 > 끝나고 나서는 그냥 오신 분들에게 두루두루 그냥 인사하시는 정도, 그리고 끝나고 나서도 한 번 더 이렇게 잘못된 정책을 바로 철회해달라 이런 요청을 드렸을 때도 저희가 지금 계속 이렇게 부모들이 거리에서 땀 흘리면서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 않냐, 말씀드리니 거리로 나가지 마셔라, 우리가 이렇게 듣겠다 소통하겠다, 그렇게 말씀하셨었거든요.
☏ 진행자 > 거리로 나가지 말라고 요청했어요?
☏ 정지현 > 네.
☏ 진행자 > 그랬구나, 아무튼 그런데 그 간담회가 졸속 간담회였다, 이런 비판이 나오던데 왜 이렇게 평가를 하셨던 거예요?
☏ 정지현 > 당일 오전에 급하게 저희도 실무자, 주무관 전화를 받았고요. 긴 설명 없이 그냥 장관이 학부모들을 만나고자 한다, 와 달라, 그렇게 말을 해서 장관이 그래도 학부모들을 만나겠다고 생각했다니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그러면 듣겠다고 하는 거니까 가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장관과 만나서 긴밀하게 소통을 잘해야 되겠다, 이런 마음의 준비들을 하고 있었는데 뒤늦게 알고 보니 언론공개 간담회였더라고요. 그래서 오후에 안내문자를 다시 받고 확인을 해보니 언론공개라고 안내가 되어 있고 이미 기자들에게도 이렇게 알려져서 막 문의 전화가 오기 시작하고 있었어요. 간담회장 입구에 들어가니까 사실 기자님들이 너무 많으셔서 놀랐고 좌석배치와 카메라 배치들을 보면서 처음 딱 들었던 느낌은 카메라 앞에서 학부모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형식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간담회인가? 그런 생각이 좀 많이 들어서 사실 그때부터 마음이 저는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 진행자 > 진지한 대화의 자리로 설정했기보다는 일종의 보여주기,
☏ 정지현 > 예, 그런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 진행자 > 아무튼 그 자리에서 박순애 장관 같은 경우는 화두를 던진 거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게 그 논의가 시작이 될 수 있었겠냐, 이런 식으로 발언을 했다는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셨어요?
☏ 정지현 > 그것에 대해서 제가 또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제가 화가 나서 지금 병 주고 약 주시냐, 이렇게 말씀을 드리기도 했는데요. 지금 장관께서 이런 화두를 던져줘서 저희가 고민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서 저희가 지금 고마워해야 되는 상황인가요? 그런 상황이 지금 아니잖아요. 이 화두를 통해서 우리의 인식이 지평이 넓어지고 우리 사회와 우리 교육제도를 한 번 더 성찰하게 되고 지금 그런 화두를 던지신 게 아니고 부모들을 화들짝 놀라게 하고 또 고민에 빠뜨리고 또 사교육 시장을 들썩이게 하는 이런 화두를 던져놓고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 상황 파악을 전혀 못하고 계시는구나, 부모들이 지금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계시는구나, 체감하지 못하시는구나, 그래서 좀 실망이 더 많이 되더라고요.
☏ 진행자 > 그렇게 보셨구나. 그런데 지금 교육부 장상윤 차관 있잖아요. 이분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뭐라고 주장을 했냐면 발달단계에 대한 연구가 있다, 충분히 교육이 가능하다, 이렇게 주장을 했다고 하는데 차관의 이런 인식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정지현 > 그 발달과정에 대한 주장, 어떤 연구 근거를 가지고 말씀하셨는지 잘 모르겠어요. 저희도 확인을 해봤습니다. 유아교육계에 계시는 학자들에게 그러면 지금의 아이들이 굉장히 인지발달이 빨라져서 충분히 1년 앞당겨서 초등학교에 입학해도 되는 어떤 연구적 결과라든지 어떤 학계의 이론이나 이런 것들이 있느냐 물어봤을 때 전혀 그런 것이 없다라고 말씀들을 하시더라고요. 염려하시기에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성장한다, 놀이를 통해서 전인적으로 발달한다. 이 전인적 발달이라고 하는 것은 인지적 발달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발달과 정서적인 발달, 이런 것들을 모두 포함한 발달인 것인데 그것이 영유아시기에는 어떤 인지교육, 학교에 들어가서 수업시간에 국영수 공부를 하고 뭔가를 암기하고 그런 공부가 아니라 놀이를 통해서 사실은 뇌가 발달하는 시기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다른 부서도 아니고 교육부 차관이라는 분이 지금 발달단계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들을 하시는 것도 굉장히 이분이 지금 영유아의 발달단계에 대해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서 하시는 말씀은 아니실 텐데 무엇을 근거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그러면 그 근거를 다 이렇게 밝히고 정말 이렇게 학계와 같이 한번 토론을 해보자, 그런 생각도 좀 들기도 했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근데 이거 진짜예요? 사교육 시장이 벌써부터 들썩인다는 얘기가 있다던데 진짜 맞아요?
☏ 정지현 > 바로 기사가 나오더라고요. 몇 개의 사교육 업체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 기사가 나왔는데 사실 그동안 어떤 정권이든 정부가 임시방편의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사실 사교육 시장은 부모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면서 늘 마케팅을 잘 해왔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의 어떤 불안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사교육 시장은 늘 정책의 변화를 새로운 시장의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상품개발을 해왔던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이런 엉뚱한 정책이 발표되고 부모들은 더 불안해지고 사실 아이들의 초등입학 준비가 더 빨라지게 된 거죠. 그러면서 사교육 시장은 사실은 특수를 맞게 된 거다, 이렇게 판단이 되고요. 그런데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지금 국가교육 책임을 실현하겠다, 교육 격차 해소를 내세우면서 지금 입학 연령을 내리겠다고 고집을 하고 있으니 이 교육의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 진행자 > 바로 그건데 교육격차 해소라고 하는 명분을 내세웠는데 지금 그러면 대표님 판단은 그게 아니라 그러면 또 조기교육이 1년 더 사교육 더 빨라진다,
☏ 정지현 > 교육격차 해소가 아니라 교육격차가 더 커지고 더 연령대 어린 아이들에게 어떤 학업의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이죠.
☏ 진행자 > 돌봄 문제도 상당히 크다면서요. 어머님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그거라고 하던데 맞습니까?
☏ 정지현 > 네, 맞습니다. 지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시간보다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면 사실은 그 시간이 훨씬 더 짧아져서 점심 먹고 일찍 돌아오게 되는 거예요. 여기에서 또 부모님들의 고민이 생기는 거죠. 맞벌이 가정뿐만 아니라 맞벌이가 아닌 가정들도 이 시간들을 아이들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어떻게 돌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큰 것인데 그래서 이 고민들이 많이 나오니 그러면 학교의 돌봄시스템을 더 강화해서 저녁 8시까지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양질의 돌봄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말씀하셨는데 사실 이 돌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있어서 굉장히 첨예한 의견이 대립되는 지점들이 있어요.
☏ 진행자 > 그런가요?
☏ 정지현 > 이 돌봄을 학교가 교육청이 책임질 것이냐, 아니면 지자체에 맡겨서 지자체가 지역사회가 책임지도록 할 것이냐, 이 부분에 있어서 사실은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거든요. 그리고 양질의 돌봄의 어떤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 드는 어떤 비용 투자, 이런 부분들도 사실은 적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예산과 그런 어떤 갈등들을 어떻게 잘 이렇게 협의해 나가면서 정말 시스템을 잘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 그것들도 구체적으로 지금 생각을 해보고 던지신 것인지 그것도 궁금하더라고요.
☏ 진행자 > 아무튼 대통령은 공론화 과정을 밟으라고 지시를 내렸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단체 입장은 공론화 필요 없고 바로 폐기 선언해야 된다 혹시 이런 입장이신가요?
☏ 정지현 > 네, 맞습니다. 사실 공론화라고 하는 것은 찬반 입장이 비등비등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민주적으로 토론을 해서 협의에 이르는 과정을 뜻하는 건데요. 사실 지금 계속 나오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반대의견이 98%까지 나오는 이런 상황이에요. 그리고 다수 커뮤니티와 언론 댓글들만 봐도 사실 찬성하는 이런 여론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공론화를 한다는 것은 시간 낭비, 돈 낭비, 세금 낭비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게 시간을 끌면서 공론화를 하는 동안에 이미 유아 사교육 시장은 움직이기 시작하고 또 불안에 내몰린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나쁜 줄 알면서도 조기 인지 교육에 뛰어들게 되고 이런 피해를 아이들이 고스란히 받는 것인데 이런 중요한 영유아기 성장의 시기에 이런 피해들을 도대체 누가 책임져 줄 것인가.
☏ 진행자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대표님.
☏ 정지현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정지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였고요. 많은 분들이 의견 주셨는데 김호영 님 ‘학교를 빨리 보낼 게 아니라 유치원 2년 교육을 의무화해야 하는데 교육부에서 너무 생각 없이 진행했습니다’ 이런 지적을 해 주셨고. 유 님은 ‘장관 차관이 5세반 유치원 교실을 제대로 봤으면 조기입학 얘기 못합니다’ 또 이렇게 따끔하게 지적을 해 주셨네요.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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