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와 살려고 아내 살해한 美의사.. 63억원 보험금까지 타냈다

아프리카 사파리에서 아내를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 치과의사에게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남성은 재판 내내 총이 우발적으로 발사됐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남성이 내연녀와 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아내를 살해했다고 반박했다.

치과의사 로런스 루돌프는 2016년 잠비아에서 아내를 총으로 살해하고 부당하게 보험금을 타낸 것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트위터

2일(현지 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치과의사 로런스 루돌프(67)는 2016년 9월 남아프리카 잠비아 여행 중 산탄총으로 아내를 쏴 숨지게 하고 480만달러(약 63억원)에 달하는 생명보험금을 부당하게 타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루돌프는 재판 내내 산탄총을 케이스에 넣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사된 총알에 아내가 맞았다고 주장했다. 루돌프 변호인은 “루돌프가 아내를 죽일 재정적 동기가 없다”며 “루돌프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에 1000만달러(약 130억) 규모의 치과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치과의사 로런스 루돌프의 아들과 딸이 지난달 덴버에서 열린 재판을 위해 연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그러나 검찰은 ‘계획범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루돌프가 잠비아 미국 대사관에 아내의 죽음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아내의 시신을 빨리 화장하려고 한 점이 이상하다고 봤다. 연방법원에 접수된 형사 고소장에 따르면 아내의 총상은 최소 61c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발사된 총탄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과정에서 루돌프가 로리 밀리언이라는 여자친구와 오랜 기간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밀리언은 루돌프의 치과에서 매니저로 일했는데, 그녀가 직접 직원들에게 루돌프와 15년 이상 만남을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루돌프는 아내가 숨지고 3개월 뒤인 2017년부터 체포되기 전인 지난해까지 밀리언과 동거하기도 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루돌프가 밀리언과 함께하기 위해 30년 동안 살았던 아내를 의도적으로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배심원단은 루돌프의 여자친구인 밀리언에 대해서도 공무집행방해, 위증 등의 혐의로 유죄를 평결했다.

한편 루돌프 변호인은 평결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판결에 매우 실망했다. 사건을 재검토한 뒤 항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