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중국, 러시아에 전쟁 중단 영향력 행사하라"
"시진핑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국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행사해달라고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매우 강력한 국가다. 정치·경제적으로 러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기도 하다”며 “그러니 러시아에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후 중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대화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화가 도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를 최소 1번 이상 방문한 지도자라며 우크라이나와 중국 두 나라의 관계가 매년 강화되고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았다. 주중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교역 파트너였으며 무역액은 거의 190억달러에 달했다. 우크라이나는 중국의 육·해상 인프라 투자 사업인 일대일로에도 참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균형잡힌 태도를 강조하는 중국의 태도를 이해한다면서도, 이번 전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에 대한 부당한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란 점을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침략자이며 이것은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한 전쟁이고, 크고 강한 국가인 중국은 러시아를 붙잡아 둘 수 있다”며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태도를 재검토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 시장이 없었다면 러시아는 완전한 경제적 고립을 느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러시아와의 교역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중국의 수출이 감소할 것이고 결국 중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인도 등과 함께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불참하고 있다. 러시아와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거래도 지속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SCMP 인터뷰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첫 아시아 언론사와의 인터뷰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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