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서 만나 술 먹고 "운전하자"..고의사고로 합의금 뜯은 일당

1심서 집유.. "미성년자 이용해 피해자 유인..범행 계획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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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만난 피해자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게 한 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합의금을 뜯어낸 일당에게 1심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선민정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6)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B씨(20)와 C씨(20)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0년 9월28일 새벽께 '함께 술 마실 사람을 구한다'는 취지의 카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한 뒤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셨다.

범행을 공모한 미성년자 E양은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고 "드라이브를 하자"고 부추겼고, 피해자는 일방통행도로를 역주행하는 등 음주운전을 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E양의 연락을 받은 B씨는 C씨를 뒤에 태우고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피해자의 승용차를 발견하고 고의로 사고를 냈다.

이후 범행을 모의한 A씨와 D씨는 B씨의 전화를 받고 나타나 피해자에게 "음주운전을 했나, 동승한 사람이 임신 중"이라며 합의금으로 1000만원을 요구했고 피해자는 이들에게 300만원을 건넸다.

A씨와 D씨는 합의금 1000만원을 못 받아내자 "일방통행길 교통사고인데 오토바이 뒤에 임산부가 타고 있고 상대 운전자는 음주운전을 했다"고 허위신고를 해 경찰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선 판사는 "피고인들은 소년인 E양을 이용해 피해자를 유인한 후 음주운전을 유도해 사기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수법이 계획적이고 범정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기 피해금액이 300만원에 그쳤고, A씨는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B씨와 C씨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범행을 공모한 D씨에 대해 선 판사는 변론을 분리해 심리를 계속하기로 했다. E양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소년부 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js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