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1장을 순식간에 1줄 요약.. 초거대 AI '엑사원'이 세상을 바꾼다
■ 복합위기, 新기술혁신으로 넘는다 -(5) LG그룹
기사 주고 “제목 뽑아줘” 말하자
수초만에 10가지 헤드라인 내놔
실제 사진과 AI가 만든 이미지
일반인들 눈치 못 챌만큼 정교
빠르고 정확한 엑사원 튜닝 선봬
금융언어 학습 땐 은행업무 가능
13개 기업과 異種간 협력 동맹
첫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 박차
“기사 핵심 내용 요약해서 한 줄로 정리해줘.”
지난 1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내 자리한 LG AI연구원에서 한 직원이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에 이렇게 요청하자 원고지 7장 분량의 긴 기사가 순식간에 한 문장으로 요약됐다. 또 ‘기사의 헤드라인을 뽑아달라’고 요청하자 엑사원은 불과 수 초도 안 돼 10개 분량의 제목을 뽑아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요약하거나 제목을 뽑을 때 특정 ‘키워드’를 반드시 넣으라고 설정하면 AI가 이에 맞춰 결과를 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엑사원은 국내 최대인 약 3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하고 있는 초거대 AI다. 초거대 AI는 인간의 뇌 구조와 유사하게 설계돼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AI로,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 AI 시대를 열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지향하는 LG그룹은 지난 2020년 설립한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AI 연구에 집중했고, 지난해 12월 초거대 AI인 엑사원을 전격 공개한 바 있다.
엑사원의 최대 강점은 언어뿐만 아니라 이미지 등의 영역에서도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엑사원은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 줘”라고 말하면 학습된 정보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해 ‘호박 모양의 모자’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낸다. 또 최근에는 엑사원을 장착한 AI 휴먼 ‘틸다’가 박윤희 디자이너와 협업해 의상을 제작, 뉴욕 패션위크에 선보여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날 연구원에서는 엑사원이 생성한 이미지와 실제 사람이 찍은 이미지를 구분하는 ‘깜짝 실험’도 진행됐는데, 참석자 대부분은 실제 이미지와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구분해 내지 못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LG, 앞선 AI 기술력 바탕으로 제품·서비스 고도화 추진 = LG그룹의 전자·화학·통신 등 주요 계열사들은 향후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데 엑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LG는 다양한 영역에서 잠재력을 지닌 엑사원이 단순 작업 대신 사람들이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LG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실증 △글로벌 AI 연합을 결성해 활용 영역 확대 △초거대 AI 대중화를 통한 상생 환경 구축 등 3단계 계획을 추진한다. LG그룹 관계자는 “엑사원은 LG전자·화학·유플러스 등 LG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 데이터를 포함해 논문, 특허 등의 정제된 말뭉치들을 학습,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약할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엑사원이 인류의 난제를 푸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글로벌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 추진 = LG는 지난 2월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의 국내외 13개 기업이 모인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Expert AI Alliance)’를 발족했다. ‘엑스퍼트 AI 얼라이언스’는 초거대 AI를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 이종산업 간 협력하는 첫 민간 연합체로 △구글 △우리은행 △엘스비어 △EBS △고려대의료원 △한양대병원 △브이에이코퍼레이션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3개사가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LG AI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파트너사에 맞춤형 전문가 AI를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제공, 개발 진입 장벽을 없애기도 했다.
LG AI연구원은 파트너사의 데이터 보안과 AI 개발 기간의 부담을 덜어 줄 신기술인 ‘엑사원-튜닝(EXAONE-Tuning)’도 공개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엑사원 튜닝’은 가장 범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P-튜닝’ 방식과 비교했을 때 사용하는 파라미터의 수를 90%까지 줄여 훨씬 가볍고 처리 속도가 빠르면서도, 정확도는 4배 가까이로 높여 성능까지 확보한 신기술”이라고 말했다.
◇AI 분야 과감한 투자로 미래 준비도 박차 = LG는 지난 2018년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인 AI 분야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LG의 오픈이노베이션 컨트롤타워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화학·에너지솔루션·유플러스·CNS 등 LG의 주요 계열사들이 출자한 5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2019년 10월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AI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조성한 3200억 원 규모의 ‘그로스 액셀러레이션 펀드(Growth Acceleration Fund)’에 LG전자·화학·유플러스·CNS 등 4개 계열사가 200여억 원을 공동출자한 데 이어, 2021년에는 1800억 원 규모로 조성된 소프트뱅크벤처스 ‘퓨처 이노베이션 펀드(Future Innovation Fund)’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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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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