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싫어" vs "트럼프 컴백 안돼".. 美중간선거도 '비호감 대결'
■100일도 안 남은 美 중간선거… 판세 및 전망
민주 지지자들 투표하는 이유
“바이든 지지 보다 트럼프 저지”
공화당 진영 투표참여 이유도
“바이든 싫어서” 62%에 달해
바이든 지지율 평균 38.9%로
트럼프 제치고 역대 최저수준
美하원 공화 다수당 차지할듯
상원은 막판까지‘박빙’예상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공화당 지지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 민주당 지지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법원 때문에 투표장에 나간다?’
오는 11월 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채 10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번 중간선거가 역대 유례없는 ‘비호감 선거’, ‘역선택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휘발유 가격 등 기록적 물가 급등과 경기침체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코로나19 대응 미비 등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수행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취임 2년 차 지지율 중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1·6 의사당 난입 사태 책임론 등 반트럼프 정서와 여성 낙태권 폐지·총기규제 완화·기후변화 대응 무산 등 사법부의 잇따른 보수적 판결 등에 대한 미 유권자들의 반감 역시 거세다.
이에 따라 민주·공화 양당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지지보다 상대 당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 본선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 민주당 측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극우 후보 지원광고를 내는 등 역선택 전략도 벌어지고 있다.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비롯해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주지사 50명 중 36명이 새로 선출돼 미 정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상·하원 양원제를 채택한 미국은 2년마다 임기 2년의 하원의원 전원과 임기 6년인 상원의원의 3분의 1가량을 새로 뽑는다. 임기 4년인 주지사는 35개 주는 중간선거에서 뽑고, 10개 주는 대선이 있는 해, 5개 주는 홀수 해에 선거를 치른다.
현재 여당인 민주당은 상원 100석 중 50석(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 포함), 하원 435석 중 221석으로 상·하원에서 간발의 차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2년 국정 운영은 물론 2024년 대선 구도에까지 결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바이든이 싫어서, 트럼프가 싫어서 = CBS뉴스 배틀그라운드 트래커가 7월 27∼29일 미 전역 등록유권자 1743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설문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지지자 39%가 바이든 대통령 때문에 꼭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때문에 투표한다는 답은 7%포인트 많은 46%를 기록했다. 민주당 소속 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가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막기 위해 더 많은 민주당 지지자가 투표장을 찾을 계획인 셈이다. 민주·공화 양당도 반트럼프 성향 유권자 결집을 남은 기간 중요 변수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특히 공화당 지도부는 1·6 의사당 난입사태와 관련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무당파 유권자들까지 자극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유권자들의 반트럼프 정서를 최대한 활용하는 선거전략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극우 성향 후보를 민주당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식이다.
지난 7월 메릴랜드주 공화당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민주당 주지사협회는 댄 콕스 주 의원이 친트럼프인 것을 알리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고, 반트럼프 진영의 래리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와 민주당 주지사협회 간 전례 없는 공모”라고 비판했다. 여성 낙태권 폐기 판결과 총기규제 완화 등 보수 우위 대법원이 잇따라 내린 판결 역시 진보 및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화당 지지자들 역시 바이든 대통령 때문에 투표장에 나갈 것이라는 응답이 62%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문에 투표할 것이라는 답(47%)보다 15%포인트 높았다. 사실 대통령 4년 임기 중 2년 차에 시행되는 중간선거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된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1%로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지난 7월 치러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평균 38.9%를 기록한 반면 반대한다는 답은 56.8%에 달했다.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록 중인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39%)을 제치고 역대 최저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고용성과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론의 싸늘한 평가는 좀처럼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원은 공화당 우세, 상원은 박빙 = 미 여론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8월 초 현재 하원 435곳 선거구 가운데 공화당은 223곳(강세 180곳, 우세 43곳), 민주당은 179곳(강세 149곳, 우세 30곳)에서 우위를 보이며 경합지역은 33곳으로 나타났다. 경합지역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한다고 해도 공화당이 과반(218석)을 5석 초과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여론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도 공화당이 225곳, 민주당은 196곳에서 강세 또는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했다. 역시 경합지역 14곳의 승패와 상관없이 공화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게 된다. 앞서 배틀그라운드 트래커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이 230곳, 민주당이 205곳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공화당의 하원 승리가 확실시되는 반면 상원의 경우 선거전 막판까지 박빙 승부가 점쳐지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이 47곳, 민주당이 46곳을 차지하고 7곳 경합지역의 결과에 따라 상원 다수당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오히려 민주당이 상원 과반을 차지할 확률을 57%로 예측했다. 여야가 각각 50석 동수를 이룰 확률이 가장 높았지만 민주당이 최대 53곳을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올해 선거가 치러지는 35곳 중 60%(21곳)가 기존 공화당이 차지했던 곳이었던데다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등 핵심 경합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예상을 뒤엎고 우위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초까지만 해도 공화당 낙승이 예상됐던 상원 판도가 흔들린 것은 휘발유 가격 하락 등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로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한 일부 후보들이 본선에서 약세를 보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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