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군 최초 피라미드 상공 수놓은 '블랙이글스'.. FA-50 수출도 '청신호'
이집트 공군 조종사"우리도 한국 항공기 쓰면 멋진 비행 가능"
(카이로=뉴스1) 허고운 기자 국방부 공동취재단 = 우리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피라미드 상공에 태극 문양을 수놓으며 이집트인들을 매료했다. 외국 공군의 피라미드 상공 에어쇼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블랙이글스는 3일 오전(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인근 기자 대피라미드 주변에서 열린 '피라미드 에어쇼 2022'에 참가, 이집트 공군 특수비행팀 '실버스타즈'와 합동비행을 선보였다.
블랙이글스는 최근 영국 리아트·판버러 에어쇼에 참가했으며, 폴란드 뎅블린 공군기지 비행에 이어 이날 이집트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이번 비행은 T-50 훈련기에 전투임무를 더한 FA-50 경공격기 등 국산 항공기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공군과 제작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그리고 FA-50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이집트 공군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45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피라미드 인근 지역은 비행 허가가 까다로워 이집트 공군 외 외국군 에어쇼가 열린 적이 없다. 이집트 측이 우리 공군을 첫 에어쇼 파트너로 선정한 건 조종사들 실력과 항공기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한국과의 방산 협력을 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랙이글스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B를 운용한다.
피라미드 에어쇼엔 모하메드 압바스 힐미 하심 이집트 공군 사령관과 관광유물부·청소년스포츠부·민간항공부 장관 등 군·정 고위 당국자, 군인·참전용사 및 가족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우리 측에선 홍진욱 주이집트대사와 공승배 공군 교육사령관(소장), 이봉근 KAI 수출혁신센터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현지 교민 100여명도 초청됐다. 이밖에 전세계 70여개 매체가 현장에서 취재 경쟁을 펼쳤다.
에어쇼는 이집트 군악대 연주에 이어, 태극기와 이집트 국기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그 뒤 곧바로 이집트 공군 대원이 패러글라이딩과 바이크를 결합한 형태의 '델타 마이크로 항공기'를 타며 등장했다.
이어 '델타' 헬리콥터 10대가 피라미드 인근에서 편대 비행, 호버링(정지비행) 등을 보여줬다.이어 이집트 실버스타즈가 약 11분간 다양한 형태의 편대 비행과 교차 비행, 배면 비행, 트위스트 비행 등을 선보였다. 실버스타즈가 운용하는 항공기는 중국산 K-8E '카라코럼'이다.
실버스타즈 공연 다음은 블랙이글스 차례였다. 현장에선 블랙이글스 항공기 8대 조종사의 이름이 1명씩 호명됐고,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속에 블랙이글스가 피라미드 상공을 날아올랐다.
항공기들은 붉은색과 푸른색 연막을 분사하며 실버스타즈보다 높이 더 빠르게 비행했다. 이들은 마치 1대처럼 근접한 상태에서 다이아몬드 대형, 독수리 대형 등을 만들기도 했다.
흰색 연막을 내뿜으며 솟구친 항공기들이 태극 문양을 하늘에 수놓자 관중석에선 "코리아"란 탄성과 함께 박수가 나왔다. 항공기들이 수직으로 떨어져 마치 폭포수를 연상케 하는 '레인폴' 기동, 8대가 정면으로 함께 날아오다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웨지 브레이크' 기동 땐 관람객들이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블랙이글스는 이날 30여분간 상공을 날면서 총 24개 기동을 연출했다. 블랙이글스 공연 이후 15분간 70여명이 태극기와 이집트 국기 등을 휘날리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쇼가 연출됐으나, 관객들은 여전히 "블랙이글스 원더풀"을 외치고 있었다.
홍 대사는 "이집트 정부 관계자들도 '역사적 장면을 지켜봐 영광스럽다'고 얘기했다"며 "이번 에어쇼가 양국 간 깊은 신뢰 관계를 반증해 준 게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교민 김상우씨는 "요즘 우리나라 무기들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집트에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피라미드에서 우리 공군이 날 수 있어 영광"이라며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쳤다.
이집트군 헬기 조종사와 함께 에어쇼를 보러 온 현지인 소년 맬릭 군은 "실버스타즈도 멋있지만 블랙이글스는 최고"라며 "한국 노래를 좋아하지만 나라는 잘 몰랐는데 오늘부터 한국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번 피라미드 에어쇼는 한·이집트 양국의 우호협력 증진을 넘어 'K-방산'의 해외 핵심 거점 마련을 위환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올해 초 성사된 이집트와의 K9 자주포 수출 협상 이래 물밑 교섭을 통해 FA-50 수출과 현지 공동생산 방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중동 지역 최대 군사강국인 이집트는 2023년 기종 선정을 목표로 고등훈련기 도입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수명이 도래한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이집트 측은 차기 핵심 전력 확보에도 관심이 커 한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잠재 수출 대상국으로도 꼽힌다.
김용민 공군 제53특수비행전대장은 "이집트 방문을 통해 고등훈련기 사업으로 FA-50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았다"며 "(이집트) 군 관계자들이 에어쇼를 보고, 항공기 기능을 본다면 T-50 계열 항공기에 매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집트 공군 조종사 아흐메드 사카는 "우리가 하기 어려운 기동을 블랙이글스가 많이 보여줬다"며 "블랙이글스가 멋진 친구들이고 비행기량이 뛰어나기에 가능했지만, 우리도 같은 비행기를 쓴다면 지금보다 더 멋진 공연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 공군과 방산업계는 이집트 수출과 공동 생산으로 이집트군 수요를 충족한 후 제3국 수출까지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생산시설뿐 아니라 정비 등 후속군수지원(MRO)을 위한 협력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봉근 KAI 수출혁신센터장은 "향후 10년 내 FA-50 ㅣㅣ종 1000대 수출 목표가 가시화되고 있는 순간이라고 확신한다"며 "이집트와 협력해 FA-50의 아프리카 버전을 개발하고, 아프리카 지역 내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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