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비판.."'文정권 훌륭한 사람 봤나' 발언, 나와선 안돼"

대통령실 향해 "교정하겠다는 책임 의식도 없었다"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 중 ‘부실 인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전 정권을 언급하며 발끈한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고 비판했다.

4일 이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그래도 옮기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 중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부실인사, 인사실패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당시 윤 대통령은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반문한 뒤 다른 취재진들에게 “다음 질문 (하시라)”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영접나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와 차례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비슷한 취지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 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대표의 글은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표가 공유한 조선일보 ‘尹 대통령, 참을 인(忍) 자 세 번만 쓰길’이라는 제목의 칼럼엔 박 대변인의 비판에 윤 대통령이 분노했고, 그 분노가 결국 이 대표 징계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앞서 박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두고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라고 쓴소리를 뱉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 칼럼을 두고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라며 “박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사진=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59초 쇼츠공약을 만들기 위해 대선 기간에 불철주야 노력했던, 윤 대통령의 당선을 너무나도 원했던 사람”이라며 “대선이라는 전장에서 논리로 치열하게 방송에서 상대와 맞붙었던 선무공신이고, 후보 옆에서 심기경호하고 다니던 호성공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반면 이 대표는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을 향해 “‘전 정권 중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이 발언은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 이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영상에 잡혔지만, 강 대변인이 이 발언에 대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거나 보충하는 모습보다는 만면에 미소를 띠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박 대변인과 강 대변인을 비교한 이 대표는 “강 대변인은 할 일을 하지 않았고, 박 대변인은 할 일 이상을 용기와 책임 의식을 갖고 했다”며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할 용기도, 뭔 일이 난 상황에서 이것을 교정하겠다는 책임 의식도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혜미 (emily00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