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行 강행..미중 갈등 최고조
中 반발에도 25년만에 美최고위급 인사 대만 방문
중국 "잘못된 신호..정치적 도발" 실사격 훈련 예고
대만에 경제 보복까지..차이잉원 "中불필요한 반응"
[베이징·뉴욕=이데일리 신정은 김정남 특파원]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반발에도 결국 대만 땅을 밟았다. 펠로시 의장은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중국을 향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인권과 법치를 무시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은 이에 맞서 대만을 사방에서 포위하는 형태의 실사격 훈련까지 예고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공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미중 갈등이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펠로시 의장은 또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한다”면서도 “미국은 현상 유지를 지지하며 대만에 무력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무력 통일 시도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또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을 강화하면서 인권과 법치에 대한 무시를 지속하고 있다”며 시 주석을 직접 겨냥했다. 그러면서 “몇 년간 중국이 대만과의 긴장을 높이고 있어 대만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며 “미국 국방부는 중국군이 대만을 무력 통일하고자 비상사태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도 했다.
중국 반응은 역시 거칠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면서 “펠로시 의장이 어떤 형식이나 이유로든 대만에 가서 활동하는 것은 미국과 대만의 공식적인 교류를 격상시키는 중대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 인민은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사적 행동도 불사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전날 저녁 대만해협에 전투기를 보냈으며 펠로시 의장이 떠난 오는 4일 12시~7일 12시 대만 섬 주변에서 군사 훈련과 실탄 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의 훈련은 대만의 영공과 해상을 봉쇄하는 것과 같다”고 규탄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양국의 갈등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서로 불신의 골이 워낙 깊어서다. 미국은 중국이 언젠가 대만을 향해 무력통일을 하려 한다고 보고 있고, 중국은 미국이 대만을 결국 독립 국가로 만들려 한다고 보고 있다.
대만을 향한 중국의 고강도 군사적 압박에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맞설 경우 미·중 간 무력충돌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미 해군은 대만과 멀지 않은 필리핀해에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전개한 상태다.
차이 총통은 펠로시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만은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다. 미 의회 및 미 정부와 인도·태평양 안보, 경제 개발, 공급망 등 모든 부문에서 지속 협력해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만 해협과 관련해 현상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응해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불필요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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