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타일] '피로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슬픔

이은기 기자 2022. 8. 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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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사에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다가 한 대목에서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독자들은 '정부의 행태'에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 대한 실망이 커서' 기사를 읽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독자들에게 정치 기사는 여전히 '피로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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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프리스타일] 지면에서는 늘 진지하기만 한 〈시사IN〉 기자들, 기사 바깥에서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친한 친구의 수다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읽어주세요.
7월21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최근 회사에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다가 한 대목에서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독자들은 ‘정부의 행태’에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에 대한 실망이 커서’ 기사를 읽고 싶지 않다고 했다. 피로감 때문에, 정치 이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뉴스를 보지 않는다고도 했다.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다.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월21일 기준 1만1316개의 법안이 처리되지 않고 묶여 있다. 정치권에선 입을 모아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를 걱정하고 ‘민생’을 외치지만 그리 급하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재차 제헌절 이전까지는, 7월19일까지는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7월21일 현재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언론의 정치면을 살펴도 정부와 국회가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는 찾기 어렵다. 그 자리를 채운 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나 ‘친명(친이재명계)’ 같은 당내 계파 싸움이나 전임 정부의 결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야 간 정쟁뿐이다. 전반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한 의원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교육정책은 오히려 문제없이 이양되고 있다. 정책으로 싸울 만한 게 없으니 정쟁이 더 치열해지는 거다”라고 말했다.

독자들이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사를 쓴다. 아무도 권력을 지켜보지 않으면 힘을 가진 사람들은 쉽게 부패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론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곳도 있다.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알게 될수록 상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정치에는 힘이 있다. 선거 때 표를 던지는 건 정치 영역에서 제도화를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들에게 정치 기사는 여전히 ‘피로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7월20일과 21일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대표연설에서도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서로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이은기 기자 yieu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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