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 채권 시장에 쏟아질텐데..금리 급등하나

류난영 2022. 8.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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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한은, MBS도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포함
안심전환 대출 수요자 많으면 금리상승 작용
2019년에도 10년물 금리 한 달 만에 0.5%p 급등
곧 '금리 인하기' 인식에 과거 만큼 매력 없어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공동취재사진) 2022.07.24.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 대출'에 올해와 내년 45조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채권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출시를 위해서는 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대규모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야 하는데, 이 경우 시장에 물량이 많이 풀려 채권금리가 큰 폭 오르는 등 불안정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정부는 안심전환대출에 올해 20조 내년 25조 등 모두 45조 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한은은 이를 위해 주금공에 12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안심전환대출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를 주금공이 취급하는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금공은 MBS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한다. 문제는 시장에 대규모 MBS가 공급되면 수급 차원에서 불균형을 일으켜 채권 금리가 급등하는 등 채권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채권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빚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한은이 하반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라 금리 상승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

한은은 2004년 주금공 출범 이후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 안심전환대출을 위한 자금을 출자한 바 있다. 2015년에는 안심전환대출을 위해 수십조원의 MBS가 발행되면서 국채 10년물 금리가 한 달 만에 0.5%포인트 급등했고, 2019년에도 0.3%포인트 오르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와 한은은 과거의 사례를 다시 밟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를 내놓고 있어 이번의 경우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안심전환대출 등으로 MBS 보유가 많이 늘어난 시중은행의 부담을 줄어주기 위해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MBS를 포함킬 계획이다. 채권 발행량이 많아지면 금리가 오를 수 있는 만큼 필요시 매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은 것이다.

한은은 "안심전환대출 시행으로 인한 대환 재원용 주금공 MBS 발행 증대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현행 환매조건부매매 대상증권으로 한정된 주금공 MBS를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MBS 발행물량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진행해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채권발행은 가능하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발행하도록 하겠다"며 "채권시장에서 국채비중 9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채권발행 시기 등을 조정해 충격이 최소화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MBS 발행으로 일시적으로는 금리가 급등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경기침체 우려로 내년부터는 금리 인하기가 올 것으로 보고 고정금리로 전환하려는 차주가 많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경우 MBS 발행 물량이 작아 채권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은 안심전환 대출 조건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변수가 많긴 하지 2019년처럼 매력적인 조건이라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사람이 많아져 물량 부담으로 인해 금리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면 금리가 고점을 친 후 내년부터 다시 내려갈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안심전환대출이 과거처럼 인기가 많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큰 영향을 못 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십조원의 MBS가 발행되면 수급 부담이 늘어나면서 채권 금리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요소가 되기는 하지만 금리가 올라도 과거에 비해 폭이 작고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안심전환 대출 시행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담보 증권에 MBS를 추가하고 단순매매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것은 과거에 없던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를 새롭게 마련한 것이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MBS 발행은 채권시장에 약세로 작용하는 재료이긴 하지만 한은이 주금공 MBS를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포함시키겠다고 하면서 시장에서 수급 부담이 완화되는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높은 고정금리로 갈아탈 유인도 낮은 것으로 보여 국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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