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서 인종·종교 탄압' 허위 난민 브로커 러시아인 구속

기사내용 요약
출입국당국, 25세 러시아인 브로커 구속
본국서 민족박해 등 상해 위협 허위 주장
외국인 21명에게도 허위 난민 자격 알선
대가금으로 150만원씩 총 3000만원 챙겨
공범 B씨 러시아 체류…공조수사 요청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난민대책 국민행동 관계자들이 불법 체류자 추방 및 난민법 폐지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2022.08.0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인종차별과 종교 등을 이유로 본국에서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허위 주장으로 국내에서 난민자격을 취득한 20대 러시아인 A씨가 구속됐다.

A씨는 자신의 허위 주장으로 취득한 난민자격 취득과정을 통해 국내 취업을 원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대가금을 받고 난민브로커 역할도 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4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따르면 난민인정신청자 자격을 취득하면 국내에 체류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본국에서 종교와 인종 등의 사유로 상해 위협을 받았다고 속인 25세 러시아인 A씨가 붙잡혔다. 출입국당국은 A씨를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앞서 A씨는 2018년 9월 한국어 연수 자격으로 국내에 체류하던 중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난민인정신청자격을 취득하면 국내에 체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공모자 B씨를 통해 이같은 가짜 난민사유를 전달 받고 지난 2019년 8월 난민신청 자격을 취득했다.

A씨는 당시 자신은 타지키스탄 민족으로 본국에서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민족들로부터 인종탄압을 받았으며, 종교도 기독교이지만 이슬람 교도들에게 박해를 받았다고 허위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B씨와 공모해 국내 취업을 원하는 외국인 21명에게 허위로 난민신청 자격 취득을 알선하는 등의 난민 브로커 역할을 해왔으며. 이들에게서 대가금으로 1인당 150만원씩 총 3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와 B씨는 각자 역할을 나눠 이들 외국인들에게 허위 난민신청 자격 취득을 알선했다.

우선 B씨는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통해 외국인들을 모집하고, 각자 상황에 맞는 가짜 난민신청 사유를 허위로 꾸미는 역할을 했다. 이같이 모집된 외국인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태국인 등 21명이다.

A씨는 허위로 꾸민 난민신청 사유로 작성한 난민인정신청서와 위조한 부동산임대차계약서 등 체류지 입증서류를 해당 외국인들에게 전달하고, 외국인들에게 허위 난민신청을 돕기 위해 출입국기관에 동행해 대가금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수사기관에 범행이 드러날 것을 대비해 모텔이나 지인의 집을 수시로 옮겨 다니고 대포폰을 사용하면서 2개월마다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는 등의 치밀함도 보였다.

출입국당국은 A씨 등을 통해 거짓으로 난민인정신청 체류자격을 취득한 우즈베키스탄인 1명을 적발해 출국조치하고 나머지 20명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현지에서 체류 중인 공모자 B씨에 대해서는 러시아 당국과 정보공유 및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서울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실제 보호가 필요한 난민인정 신청자들이 심사 지체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며 "불법취업을 목적으로 허위 난민인정신청을 하는 외국인 및 브로커에 대해서는 국제공조
등을 통해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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