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 막을 '97단일화' 감감무소식..어게인 2021 대선 경선 되나
2021년 정세균·김두관 무효표 두고 '사사오입' 논란..李, 반사이익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뽑는 8·28전당대회를 24일 앞둔 4일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를 막을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후보인 박용진·강훈식 후보 간 단일화를 둘러싼 먹구름이 쉽게 걷히지 않고 있다.
어느덧 지역경선 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지난해 대통령선거 경선 당시를 떠올리며 단일화가 늦어질수록 사표가 늘어나 결국 이번에도 이재명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4일 강원·대구·경북 ARS 투표, 제주·인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앞서 3일엔 강원·대구·경북 온라인 투표와 함께 제주·인천 토론회도 열렸다.
이처럼 본격적으로 전국대회 순회 경선이 막을 올린 가운데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막아설 '대항마'를 자처하고 있는 박용진, 강훈식 후보 간 단일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멀어지는 분위기다.
실제 박 후보는 지역 투표 시작일인 전날(3일)을 단일화 1차 시한으로 내걸었지만, 강 후보는 "(박 후보와 만난 게 3~4일 전인데 비전 경쟁은 없고 오로지 '단일화하자, 3일에 안 되면 10일에 하자'고 한다"고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두 후보는 97그룹이자 계파색이 옅은 재선 의원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박 후보는 대선 후보로 여론조사 및 인지도가 앞서는 수도권(서울 강북을) 의원인 반면 강 후보는 당내 조직력에서 앞선다는 평가 속 비수도권(충남 아산을) 지역 의원이다.
또 '1강' 이재명 후보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박 후보는 그간 이 후보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은 물론 최근 이 후보의 '설화', '사법리스크' 등 논란에 적극 참여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반면, 강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선거대책관리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하며 이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도우며 박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세 수위를 낮춘 채 자신의 비전 알리기에 나선 상태다.
이에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두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어려울 것"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우 위원장은 "당 대표 나오려고 준비한 분들이 등록한 지 며칠도 안 돼서 그만둘 리가 있겠나"라며 "단일화 방식이라는 게 참 합의하기가 어렵다. 누구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너무 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재 박 의원은 이번 예비경선에서 적용한 중앙위원회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적용하자는 반면 강 후보는 상대가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인 만큼 다른 방식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우 위원장 또한 이를 염두에 둔 듯 "두 후보의 단일화는 초반에 결렬됐다고 보고 있다"며 "아예 끝났다"고 못 박았다.
이에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을 예로 들며 단일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이미 투표에 들어가 사표가 나오는 만큼, 그 파괴력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정세균, 김두관 후보가 사퇴하면서 이른바 '사사오입' 논란이 일었고,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이의 제기, 경선 불복 움직임까지 일었던 선례가 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정 전 총리, 김 의원이 얻은 표가 무효 처리되면서 최종 득표율 50.29%를 기록, 결선 없이 최종후보가 되는 등 반사이익을 얻은 바 있다.
이에 강원·대구·경북(6일), 제주·인천(7일)에서 권역별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만큼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단일화 논의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예상과 함께 다음 주 순회 지역이 강 후보의 본거지인 충청이란 점에서 단일화는 미궁이란 평도 공존한다.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지난 2일 라디오에 출연해 "경선 첫 스타트를 이재명 후보에게 홈그라운드 같은 곳으로 잡았다. 첫 주 결과는 단일화 결과에 상관 없이 원사이드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며 "다음 주가 부산·울산·경남과 충청으로 여기에서 두 후보의 득표를 합산해 이 후보 득표에 근접하게 되면 단일화에 대한 압박이 굉장히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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