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윳값 적용일 지났는데 기약없는 협상..'우유대란' 현실화하나
협상도 전에 일부 유가공업체 가격 인상에 '혼란 가중'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놓고 낙농가와 정부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원유 가격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새 원유 가격을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여전히 제대로된 협상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낙농단체들은 2월16일부터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내주 유업체 공장 앞에서 규탄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낙농육우협회는 8~12일 5일간 매일유업 평택공장과 빙그레 도농공장에서 규탄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지난달 2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낙농제도 개편 논의를 중단하자 화살을 유가공 업체로 돌린 것으로 보인다.
협회 측은 "지역 낙농가들이 원유 가격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 유가공 업체를 상대로 집회 등 강경대응을 협회 집행부 및 도지회에 강하게 요구했다"며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남양유업은 집회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가공 업체 측은 낙농제도 개편이 마무리된 후 원유 가격 조정 협상을 벌이는 게 순서라는 입장이다.
◇새 원유 가격 적용일 지났는데 협상도 '아직'
낙농진흥회 '원유생산 및 공급규정'에 따르면 양측은 통계청의 농축산물 생산비조사 발표(5월24일) 이후 1개월 내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를 꾸리고, 협상을 마쳐야 한다. 이 협상안을 이사회에 보고한 뒤 이사회에서 원유 가격을 결정해 이달 1일부터 적용해야 한다.
양측은 통상적인 협상 기한 마지막 날인 6월24일까지 협상테이블도 차리지 못했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둘러싼 의견 대립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의 쓰임에 따라 나뉘는 음용유와 가공유의 가격을 다르게 적용하는 제도다. 음용유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하고, 가공유는 음용유보다 저렴한 가격을 적용하는 대신 정부가 일부 차액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현재 유가공 업체들은 음용유와 가공유 모두 L당 1100원에 구매해야 하는데, 차등가격제가 도입되면 음용유는 리터당 1100원, 가공유는 800~900원에 살 수 있게 된다.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은 그대로 리터당 100원에 사면된다.
정부는 최근 원유 소비의 중심이 음용유에서 가공유로 옮겨가고 있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국산 가공유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현재 유업체들은 유제품에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가공유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낙농가는 농가의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로 차등가격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사룟값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가공유 가격을 내리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취지다.
◇원윳값 조정 전 이례적 가격 인상…'우유 대란' 불씨 여전 원유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은 물론 양측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우유대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낙농단체와의 협상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낙농인들이 유업체를 향한 직접적인 단체 행동을 예고했다. 여기에 일부 유가공 업체들이 원윳값 조정 전인 지난 1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연세우유는 '마카다미아초코우유' '쿠키앤크림우유'를 2000원에서 2200원으로 인상했다. 서울F&B는 '어몽어스' 초코와 딸기우유를 1800원에서 2000원으로, 푸르밀은 흑당밀크티와 달고나라떼를 각각 2000원에서 2200원으로 올렸다.
원유 가격이 결정되기 전 가격이 오른 것은 이례적이지만, 해당 업체들은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얘기다. 정부와 낙농가의 대립이 계속되는 사이 유가공 업체들의 추가 가격 인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우려했던 원유중단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유가공 업체들의 추가 가격 인상에다 낙동가들의 집회까지 있어 조속히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결론이 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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