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달새 4배 올랐어요" 채솟값 폭등에 고깃집·쌈밥집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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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광화문의 한 돼지고깃집.
서울 은평구 이마트 채소 코너에서 장을 보던 40대 주부 이모씨는 "이번 주 가족들과 캠핑을 가기 위해 장을 보러 왔는데 적상추 두 묶음이 8000원"이라며 "원래 샐러드용 로메인 상추나 양상추 등도 사려고 했는데 채솟값이 비싸 그냥 쌈 채소만 사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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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솟값 큰 폭으로 오르며 먹거리 물가 부담 심화
고깃집선 상추 빠지고, 쌈밥집선 적겨자 대신 양배추
“2kg짜리 상추값이 한 달 사이 4만원 올랐어요. 반찬에서 빼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고깃집 점주 김모씨)
지난 2일 광화문의 한 돼지고깃집. 제육볶음 정식을 주문했지만 상추가 나오지 않았다. 식당 측은 원래 쌈 채소를 제공했으나, 가격이 너무 올라 단골들의 요청이 있을 때만 채소를 준다고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사장 김모씨는 “한 달 전만 해도 상추 2kg 도매가격이 2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6만원”이라며 “찾는 손님에게만 쌈 채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한 쌈밥집의 채소량도 줄어든 모습이었다. 1인분에 9000원짜리 쌈밥을 판매하는 이곳은 쌈 채소로 나가던 적겨자를 최근 양배추로 바꿨다.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적겨자값이 두 배로 비싸졌기 때문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장마 전 kg당 1만5000원이던 깻잎이 3만원, 4kg에 1만5000원 하던 상추가 8만원으로 올랐다”라며 “재룟값을 빼면 남는 게 없지만, 맛있다고 찾아오는 단골들 때문에 음식값을 올리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 은평구 이마트 채소 코너에서 장을 보던 40대 주부 이모씨는 “이번 주 가족들과 캠핑을 가기 위해 장을 보러 왔는데 적상추 두 묶음이 8000원”이라며 “원래 샐러드용 로메인 상추나 양상추 등도 사려고 했는데 채솟값이 비싸 그냥 쌈 채소만 사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통계청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전년 동월보다 6.3% 올랐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두 달 연속 6%대를 기록했다.
특히 농·축·수산물의 물가는 7.1%의 상승률을 보였는데, 고깃집이나 쌈밥집에서 반찬으로 제공되는 배추(72.7%), 상추(63.1%), 파(48.5%)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와 함께 돼지고기(9.9%), 수입 쇠고기(24.7%) 등 축산물도 6.5% 상승했다.
채솟값이 오른 이유는 이상기후로 폭염과 장마가 계속되면서 잎채소 작황이 어려워진 데다 비룟값과 유류비 인상 등으로 생산비가 늘어난 게 원인이다. 또 거리두기 완화와 여름 휴가철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채솟값이 치솟자 주요 대형마트들은 우선 계약과 스마트팜 시스템 등을 통해 가격 안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휴가철 수요가 높은 상추·깻잎·오이·고추 등 채소 가격이 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폭등했다”면서 “스마트팜 재배 등을 통해 채소 물량 확보 및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추석을 앞둔 만큼 농산물 수급 및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함께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는 “추석 전에 항상 농산물 가격은 상승했으나 올해는 물류비 상승과 중국 봉쇄 등의 영향으로 수입 농산물로 대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 스마트팜 공급을 늘리고 국가에서 농산물 수급 조절을 관리하는 체제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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