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발사 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 전세계 관심받는 이유는

고재원 기자 2022. 8.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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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달 표면 전체 편광지도는 물론 달 궤도 우주인터넷 최초 시도
5일 발사를 앞둔 다누리가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 우주개발 역사상 최초의 달 궤도선인 ‘다누리(KPLO)’가 5일 오전 8시 8분(현지시간 4일 오후 7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약 4.5개월 뒤인 12월 16일 달 궤도에 도착해 12월 31일 임무 궤도인 달 상공 100km에 안착한다.

다누리 발사와 임무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다누리에 실리는 탑재체로 세계 최초 달 표면 전체 편광지도 제작은 물론 달 궤도에서 지구와의 우주인터넷 통신시험에 나서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지난해 12월 다누리 발사를 올해 주목해야 할 과학 이슈 7가지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 6개 탑재체 중 5개가 국내서 개발...2030년 이후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다누리는 가로 1.82m, 세로 2.14m 높이 2.19m로 소형차 크기에, 무게 678kg의 달 궤도선이다. 2007년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세부 로드맵에 명시된 후 15년만에 개발됐다. 실제 개발은 2016년 착수돼 약 7년간 2367억원이 투입됐다. 

다누리는 탑재체가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본체와 궤도선에 부여된 고유의 임무를 수행하는 임무 장비인 탑재체로 구성된다. 총 6종의 탑재체가 실리는데 이 중 5개가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이 개발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고해상도카메라 ‘루티’는 2030년 발사할 예정인 한국형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를 탐색한다. 최대 해상도 2.5m 카메라 2대를 이용해 관측 폭 10km로 촬영이 가능하다. 반사경이나 렌즈 등 주요 부품이나 조립, 정렬 기술 모두 국내서 개발했다. 루티는 착륙 후보지 49곳의 약 90%에 달하는 44곳을 실제로 촬영해 착륙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자료를 만들 예정이다.

● 달 뒷면 입자 크기 세계 최초 조사

항우연 제공

다누리에는 또 인류가 보낸 달 궤도선 가운데 처음으로 광시야편광카메라인 '폴캠'이 실린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폴캠은 특정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인 편광을 활용해 달 표면의 입자 크기나 티타늄 분포를 확인하는 데 쓰인다. 입자 크기에 따라 다르게 산란하는 편광의 특성을 활용한다.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의 입자 크기와 티타늄 분포를 조사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달 궤도에서 지구와 우주인터넷 통신시험도 세계 최초로 수행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이 장비는 우주에서 문자 메시지와 파일은 물론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전송하도록 설계됐다. 향후 심우주 탐사에 있어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 간 통신에 적용을 할 예정이다. ETRI 관계자는 "BTS 노래 ‘다이너마이트'를 달 궤도에서 지구로 전송하는 것을 계획중"이라며 "실제 임무 수행은 주관기관인 항우연과 논의해 다누리가 궤도에 안착한 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한 감마선분광기로 물과 산소, 헬륨3 등 주요 자원을 찾아 자원지도 5종을 만드는 연구와, 경희대 연구팀이 개발한 자기장측정기로 태양과 지구, 달 사이 우주환경을 연구하는 임무도 추진된다.

유일한 외산 탑재체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섀도캠’이다. 이 장비는 달 극지역의 충돌구 속에서 햇빛이 들지 않는 지점을 촬영할 수 있다. 달 극지역은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얼음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돼 유인 탐사 후보지로 꼽힌다. 섀도캠은 달에 다시 우주인을 보내는 NASA의 미션인 아르테미스’에서 달 유인 착륙에 적합한 후보지를 찾는 임무를 맡는다. 

● 4개월 반 걸려 임무 궤도 진입

다누리가 발사 후 움직이는 궤도를 나타냈다. 항우연 제공

다누리는 발사 후 40분간 250km 상공에서 궤도 비행을 한 뒤 탐사선과 로켓 분리로 발생한 추진력으로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 궤적에 진입한다. BLT는 지구와 달, 태양의 중력을 이용해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비행궤적으로 다누리는 지구와 달까지 거리인 약 38만4000km의 4배에 달하는 최대 156만 km 지점까지 비행했다 돌아오게 된다. 직접 달로 향하는 방식에 비해 연료 소모량을 약 25% 줄일 수 있다.

다누리는 이런 비행을 4개월 반 가량 거쳐 올 12월말 달 상공 100km 궤도에 진입한다. 목표 궤도에 안착하는 전 과정이 쉽지 않다. BLT로 정상 진입 후 9번의 궤적 변경 기동을 거쳐 달 궤도로 진입하고, 이후 5차례 기동을 통해 목표 궤도인 100km까지 진입해야 한다. 잘못된 기동은 자칫 다누리를 우주미아로 만들 수 있다. 발사 후 첫 교신은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안테나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모든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다누리는 1년간 매일 12바퀴 달을 돌면서 부여 받은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다누리 발사는 한국이 우주탐사의 서막을 올리는 의미를 갖는다”며 "다누리의 성공은 누리호를 통한 독자 우주발사체 확보와 맞물려 한국 우주 기술 수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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