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發 미·중 갈등 덮친 코스피..4년전 증시 보니
中, 대만산 물품 수입 중단..제과·수산품 강세 탔지만
미중 무역전쟁 당시 코스피 9% 하락..코스닥 17%↓
미국 공급망 차질 우려 속 '단기 노이즈' 기대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며 코스피를 둘러싼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전 세계 경제와 정치를 이끄는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충돌까지 하는 ‘강 대 강’ 대결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주요 2개국(G2)의 신경전은 국내에도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지난 2018년 우리 증시를 뒤흔든 미·중 무역전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코스피 상승 했지만…원·달러 환율 압력 커져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1.83포인트(0.89%) 오른 2461.45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60원 오른 1310.3원을 기록하며 5거래일 만에 1310원선으로 뛰어올랐다. 코스피 거래량 역시 4억6370만주로 지난달 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불안한 투자심리를 그대로 드러냈다. 중국의 반대에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에 방문하며 전 세계 긴장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국방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결사 반대한다”면서 “위험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개별 종목이 오름세를 탄다고 해도 미·중 갈등은 코스피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미 우리 증시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암흑기’를 겪은 바 있다. 당시에도 미·중의 관세 폭탄으로 국내 희토류 관련주와 대두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지수 전체는 흔들렸다.
2018년 7월 6일(현지시간) 미국은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 818종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중국 역시 즉각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수산물 등에 보복관세를 부가하고 미국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2018년 7월 9일부터 1년간 코스피지수는 2272.87에서 2064.17로 9.1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808.89에서 668.72로 17.33% 내렸다.
이후 1년간 미국은 화웨이, ZTE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제재에 돌입했고 중국 역시 미국산 돼지고기 구매를 대량 취소했다. 양국의 갈등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2019년 6월) 소강 상태를 맞았다가 2020년 1월 1단계 무역합의를 통해 일단락됐다. 그제서야 코스피는 2200선을 회복할 수 있었다.
‘물가 고민’ 美, 공급망 차질 우려…‘단기적 소동’ 전망도
이번 사태로 미국과 중국이 전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10월 말 당 대회를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11월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모두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극단적인 상황은 피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미·중 무역 갈등 시기처럼 양국이 관세조치와 수출입 금지 등을 단행하면 미국 산업계 전반의 공급망이 흔들리며 물가 상승 압박은 더욱 세지고 결국 글로벌 증시도 흔들릴 수 있다. 가뜩이나 미국 물가에 대한 긴장감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글로벌 증시를 억누르는 상황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 이슈로 공급망 차질이 야기된다면 미국 경제는 정말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속의 고물가)에 빠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치킨게임을 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따른 미·중의 갈등은 단기적인 소동에 끝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를 4739억원 사들이며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은 808억원을 사들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충분히 예상됐던 만큼, 영향력은 제한될 것이며 미·중 갈등 역시 단기 노이즈에 불과할 것이란 시장 인식도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단순 무력시위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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