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감사원]文·尹 갈등의 중심..정치적 외풍따라 흔들

이유림 2022. 8. 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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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역대 정부 중 유독 문재인 정부와 마찰이 가장 많았다.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전방위적 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급 간부 5명 중 3명에 대한 명예퇴직이 의결되는 등 감사원 내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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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文정부 당시도 국정과제 탈원전 정책 지적
백운규 전 장관 비롯 관련자 줄줄이 수사 및 재판
중요성 커진 사정기관..신구 권력 갈등 중심에도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감사원은 역대 정부 중 유독 문재인 정부와 마찰이 가장 많았다.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전방위적 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사정기관인 감사원이 정치적 외풍에 따라 흔들거리면서 정권 이양기에 신·구 권력이 충돌하는 논란의 중심에 서 중립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22일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에 쓰일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등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은 2020년 10월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조기 폐쇄 이유인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1년 이상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한 끝에 나온 결론이다. 이와 함께 “(백운규 당시)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18년 4월 외부 기관의 경제성 평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한수원 이사회의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으로 방침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검찰은 탈원전 정책을 주도한 백운규 전 장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을 기소했으며, 이들은 현재 대전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감사원의 수장인 최재형 감사원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던 만큼, 집권세력의 비난과 반발도 거셌다. 문재인 정부의 한 핵심 인사는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든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행세 한다”고 맹비난했다. 최 원장은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렇게 저항이 심한 감사는 재임하는 동안 처음”이라며 “국회의 감사 요구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이 관계 자료를 거의 삭제했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청와대와 정치권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당시 최 원장의 모습은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됐고, 이를 계기로 대권주자 반열에도 오르게 됐다. 그러나 개인의 정치적 욕심을 위해 임기가 보장되는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하는 등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았다.

감사원 구성원들도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월성원전 감사를 주도하던 유병호 사무총장은 비(非)감사부서인 감사연구원장으로 좌천됐다. 하지만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뒤 인수위에 합류했으며 지난 6월에는 감사원 서열 2위인 사무총장으로 발탁됐다. 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급 간부 5명 중 3명에 대한 명예퇴직이 의결되는 등 감사원 내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기도 했다.

감사원을 둘러싼 권력 다툼이 최고조에 이른 것은 권력이양기에 감사위원 2명을 선임할 때였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말 공석인 감사위원 2자리를 각각 한 명씩 추천하자고 제안했는데 윤 대통령은 청와대 추천 인사에 대한 거부권을 달라고 역제안했다. 공석인 감사위원 2명 중 한 명만 청와대가 원하는 인사를 임명해도 감사위원회 의결정족수인 4명을 친여 성향 인사로 채울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감사원은 감사원장을 포함해 총 7명 감사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기구다. 결국 양측은 조율을 통해 각각 한 명씩 추천하기로 하면서 갈등은 마무리됐다.

이유림 (contact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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