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 9900원으로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정부 "검토 중"

한종수 기자 2022. 8.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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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물가·민생 대책 중 하나로 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독일에서 시행 중인 이른바 '9유로 티켓'을 본뜬 버스·지하철 무제한 이용권이나 대중교통 이용료를 50% 환급해주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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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 땐 '대중교통 이용료 50% 환급' 대안도 마련 중
관건은 '예산'..정부 "추경 외엔 재원마련 쉽지 않아"
지하철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교통카드를 이용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뉴스1DB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정부가 물가·민생 대책 중 하나로 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독일에서 시행 중인 이른바 '9유로 티켓'을 본뜬 버스·지하철 무제한 이용권이나 대중교통 이용료를 50% 환급해주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4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9월 초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르면 다음 주에 선제적으로 발표할 '추석 민생대책'에 서민 대중교통 부담 완화 방안을 포함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선 일정 금액으로 한 달간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하는 '교통패스' 발급을 검토 중이다. 윤석열 정부의 새 소통 창구인 '국민제안'에 이런 내용의 'K-교통패스 도입' 제안이 올라왔는데 이를 정책화하겠단 것이다.

국민이 제안한 'K-교통패스'는 현재 독일에서 시행해 호응을 얻고 있는 '9유로 패스'를 본떠 월 9900원으로 한 달간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실제 독일 정부는 고유가와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6~8월 한시적으로 9유로(약 1만2000원)의 대중교통 자유 이용권을 발행해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독일 인구 약 8400만명 중 4분의 1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에서 류성걸 위원장이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 2022.7.29/뉴스1DB

대중교통 이용료를 50% 환급해주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들여다보는 중이다. 무제한 교통패스 도입 계획이 상대적으로 재원 부담이 큰 만큼 불발될 땐 이를 대안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8~12월 5개월간 대중교통 이용료 50%를 환급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더 나아가 여야로 구성된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의 주요 안건에 포함돼 있어 정부 당국도 시행에 필요한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시뮬레이션(모의실험)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유류세 탄력세율 50% 인하 확대 방안이 중산층 이상에 세혜택이 집중되고 자가용이 없는 서민·취약계층은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정부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폭을 50%로 확대하는 조치보다는 교통패스 도입이나 대중교통 이용료 50% 환급 방안이 훨씬 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판단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라며 "재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 6개월가량 시행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지난 7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29/뉴스1DB

정부와 정치권 모두 서민 대중교통 이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에 긍정적이지만 관건은 재정이다. 독일의 경우 9유로 티켓 운영에 25억유로(약 3조3400억원)를 투입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우리도 교통패스 도입에 수조 원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원 마련 계획이 쉽지 않은 만큼 국민제안에 나온 교통패스를 도입하게 되더라도 월 9900원보다 이용료를 다소 높게 설정하거나 대상·시기를 한정할 가능성이 있다. 여의찮을 땐 상대적으로 재정 부담이 덜한 대중교통 이용료 50% 환급안 카드로 최종 낙점이 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무제한 교통패스나 50% 환급 방안 모두 재원 마련이 문제인데, 특히 교통패스는 대규모 재정이 수반되는 것이라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라며 "외국과 달리 예산제도 경직돼 있다 보니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아니고선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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