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주요 부품 금 갔는데.. 알면서도 4년9개월간 운행
국토교통부 산하 수서고속철도(SR)가 고속 열차인 SRT 주요 부품이 금이 가고 깨져 사고 위험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를 4년 9개월간 사실상 방치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 1일 SRT를 운영하는 공기업 SR의 정기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R은 2017년 7월 SRT 303호 열차 ‘요댐퍼(Yaw damper) 취부대’라는 부분에 균열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요댐퍼 취부대’는 열차 주행 시 충격을 흡수하는 ‘요댐퍼’가 이탈하지 않게 잡아주는 고정 장치. 이 장치가 고장 나면 대차(객실)가 심하게 흔들리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SR은 당시 300호대 10개 열차를 자체 조사했는데, 그 결과 303호를 포함해 301·306·310호 등 4개 열차의 10군데에서 ‘요댐퍼 취부대’에 금이 가거나 볼트가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
감사원은 “SR의 2017년 12월 하자 발생 보고서엔 (부품) 균열 등에 따른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된다고 적혀 있다”며 “SR은 (최초 하자 발견 후) 4년 9개월이 지난 올 4월 현재까지도 임시 조치만 하고 균열 부분 등에 대한 보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R은 “코로나 영향으로 제작사 출장 정비가 제한돼 복구 작업이 지연됐다”며 “경미한 균열로 열차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2017년 11월 부산행 KTX가 밀양시 상동역을 통과하던 중 열차의 ‘요댐퍼’가 선로에 떨어져 1명이 다치고 차량 2대가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다. 감사원이 안전성 문제를 지적한 ‘요댐퍼’ 고정 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같은 사고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SR은 지난달 1일에도 승객 378명을 태운 SRT가 대전조차장역 인근에서 탈선해 승객 11명이 다치는 사고를 겪은 바 있다. 국토부 담당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줄 몰랐다.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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