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부릉' 메쉬코리아, 대출금 상환일 코앞..연장 여부에 '촉각'

김예린 2022. 8. 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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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內 상환 못하면 칼자루는 OK캐피탈 손에
펀딩 상황 검토 후 유예 or 담보권 행사 可
상환 유예 시 이자 부담 늘어나는 구조
"대환자금 마련이 최선, 상환 유예가 차선"

[이데일리 김예린 김연지 기자] 메쉬코리아의 대출금 상환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를 검토했던 기업과 하우스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주주는 물론 새롭게 투자를 검토 중인 투자자들 역시 메쉬코리아의 대출 상환 및 경영정상화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어 메쉬코리아의 운명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메쉬코리아 서비스 사진. 사진=메쉬코리아 누리집 갈무리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가 OK캐피탈에 창업자·사내이사 지분을 담보로 올해 2월 대출한 360억원 관련 1차 상환일이 8월 15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만기일은 11월이지만 1차 상환일은 8월로, 이때 OK캐피탈 측에서 메쉬코리아의 실적이나 투자유치 상황, 상환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콜옵션(조기상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는 것. OK캐피탈이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는 것으로, 메쉬코리아의 창업자 지분 매각이 가능해지는 구조다.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돈을 갚지 못하면 금융권이 담보로 쥔 지분을 매각하거나 콜옵션 실행을 해서 돈을 회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쉬코리아가 상환하지 못해 OK캐피탈이 11월 만기까지 유예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부실채권이 되면 좋을 게 없기 때문에 웬만하면 회사가 디폴트로 가지 않도록 노력하지 않겠느냐”며 “디폴트돼 지분을 매각한다고 해도 지분 가치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시간을 끌어 지분가치를 높이고, 원리금을 회수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메쉬코리아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알려졌다. 8월까지 1차적으로 상환하지 못하면 현 6%대인 브릿지론 이자가 9%대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메쉬코리아가 대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한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들과 접촉 중인 이유도, 덜 부담이 되는 조건을 찾기 위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 메쉬코리아가 대환자금을 내어줄 금융기관을 확보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안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상환 회의론 짙어, 투자자들 행보에 쏠리는 눈

메쉬코리아에 투자한 기관들은 메쉬코리아가 1차 상환기간 내 자체적으로 36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는 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타 기관의 대환이나 OK캐피탈의 상환 유예 여부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KB증권의 경우 독점적 투자 협상 기간은 끝난 상태로 이후 뚜렷한 소통이 없다. 오는 15일까지 메쉬코리아의 구체적 입장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증권은 메쉬코리아에 1000억원 안팎 규모로 투자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했지만, 밸류에이션 이슈 등으로 검토를 중단한 바 있다.

KB증권뿐 아니라 다른 기존 주주들의 시선도 1차 상환일에 쏠리고 있다. 이미 최근 투자를 위해 메쉬코리아에 조건부 투자확약(LOC)을 맺은 이지스투자파트너스를 비롯해 메쉬코리아에 첫 투자를 검토 중인 일부 하우스와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존 주주들은 투자 당시보다 실적이나 재무 상황이 오히려 나빠졌다는 점에서 사실상 뒤돌아선 분위기다. 현대차는 다른 배달대행사 만나코퍼레이션에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네이버 역시 생각대로·아워박스·위킵·두손컴퍼니 등 여러 다른 물류 및 풀필먼트 스타트업에는 투자해왔으나 메쉬코리아에 추가 투자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메쉬코리아가 애초에 밸류에이션을 정하는 과정에서 눈높이를 낮추지 않은 게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안에 정통한 IB 또 다른 관계자는 “메쉬코리아는 작년 말부터 1조원 이상의 밸류를 욕심부리며 투자자들과 협상해왔고, 이에 대해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후 시장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지표를 내는 기업들도 밸류가 반토막난 채 투자받는 상황이 됐다. 일반 VC, PE는 물론이고 SI들은 더 몸을 사리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김예린 (yeap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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